한화그룹 주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연일 울상…주가 향방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9.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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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기대되지만, 불확실성 여전…주가 변동성 불가피"

한화그룹 주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연일 울상…주가 향방은?


대우조선해양 (32,900원 ▲3,900 +13.45%) 인수를 추진하는 한화그룹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영구채 처리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데다, 방산전문업체라는 정체성이 희석됐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당분간 한화그룹사의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27일 증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23,000원 ▲3,000 +1.36%)의 주가는 전날 대비 1100원(1.66%) 내린 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0.80% 하락한 데 이어 연일 하락했다.

한화시스템 (16,650원 ▲430 +2.65%)은 전날 7.17%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85% 미끄러졌다. 전날 5.29% 하락한 한화 (26,300원 ▲450 +1.74%)는 이날 0.39% 상승했다.



전날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전날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하는 조건부 MOU(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이 한화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2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한화그룹은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이번 매각은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을 경우 최종 인수자가 변경될 수도 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23,000원 ▲3,000 +1.36%)(1조원), 한화시스템 (16,650원 ▲430 +2.65%)(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3개 자회사(1000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그룹이 장기적으로 방산과 에너지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영구채 처리 등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당장 한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영구채 2조3000억원으로 자본잠식을 막아주고 있었다. 영구채 금리는 올해 말까지 1.0%로 고정돼 있으나 이후 크게 상승하는 구조다. 이외에도 발주처와의 소송, 러시아 프로젝트, 드릴십 등과 관련해 우발채무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불확실성 증대로 한화그룹 주의 주가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저가 수주, 원재료 부담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도 수년간 지연됐었다"고 말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도 "영구채 처리, 추가 부실 발생 위험들이 잔존한다"며 "이번 거래가 인수 주체들의 주가에 미칠 영향은 이러한 거래조건들이 확정된 이후여야 의미 있는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방산 전문 업체로 사업 재편 중이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사업에 집중 투자했었던 한화시스템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인해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방산 부문 시너지가 예상되지만 방산 전문 업체로서의 정체성이 희석과 상선 부문 실적 불확실성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부부장 연구위원은 "한화시스템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저궤도 위성, 인공위성 안테나, 이커머스 등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의 조선업 지분 투자는 단기 주가에 부담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에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도 하루 만에 뒤집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전날 13.41% 급등했으나 이날 18.24% 급락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의 입장에서 이번 매각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한화그룹이 인수 후에도 여전히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영구채 처리 방안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주식의 관점에서 적정가치 산출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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