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부터 276개 종목 하한가…빚투족, 반대매매 공포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9.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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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경고등이 켜졌다. 증시가 하락하며 반대매매 청산 물량이 대거 쏟아진 탓이다. 장전 하한가 매도가 진행되는 종목들이 속출하면서 큰 손실을 입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전 동시호가가 시작되는 오전 8시40분 쯤 276개의 예상하한가 종목이 쏟아졌다. 코스피는 79개인 반면 코스닥은 197개였다.

그중 코스피시장에선 대한전선 (13,100원 ▲990 +8.18%), SH에너지화학 (644원 ▼15 -2.28%), 에이프로젠 (1,606원 ▲64 +4.15%), 대영포장 (1,324원 ▲44 +3.44%), 롯데손해보험 (3,195원 ▲50 +1.59%) 등이, 코스닥시장에선 조광ILI (732원 ▼14 -1.88%), 캠시스 (1,396원 ▲5 +0.36%), 시노펙스 (8,550원 ▲20 +0.23%), 팜스토리 (1,595원 ▲3 +0.19%), 케이사인 (1,356원 ▲56 +4.31%) 등이 예상체결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한가 종목이 쏟아진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증권사에서 강제로 미수 물량을 청산한 영향도 있다.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이들은 통상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데 이때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일정한 담보비율을 유지할 걸 요구한다. 담보비율은 각 증권사 마다 다르나 보통 140~150% 사이에서 결정된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가치 평가액이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3거래일 내 증거금을 직접 메꿔야 한다. 이를 못하면 2거래일 후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 청산을 청산한다. 이를 반대매매라고 부른다.

실제 A 증권사를 포함한 국내 대형 증권 4개사의 담보부족계좌수는 이번달 초인 지난 1일 1만3129개였으나 지난 23일 2만70개까지 증가했다. 증시가 하락하며 담보부족 상태인 계좌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대매매는 장중에도 계속된다. 담보부족이 진행되면 시초가에 반대매매가 진행되고 오전 10시엔 CFD(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이후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서 자금을 빌려 스탁론(주식매입자금대출)으로 진행한 반대매매도 오전 9시 혹은 오후 2시에 나온다. 시간대별로 반대매매가 진행되기 때문에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반대매매는 기술적 반등을 이어오던 코스피가 재차 하락하자 증가하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48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번달엔 162억원으로 늘어났다.

빚투 규모도 점차 줄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8월22일 19조5450억원까지 늘었으나 전날(23일) 18조8928억원으로 줄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지난 7월 초 단기바닥을 찍은 후 조금 늘어났었지만 최근 지수가 재차 급락하며 청산 위험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당분간 매일 신용융자 잔고 동향을 모니터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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