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뮤직팜
이적은 패닉 시절을 거쳐 솔로로 데뷔한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로 등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직접 기타를 메고, 피아노를 치고 열창하는 그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체험했다면, 다시 그의 무대를 찾게 된다. 이것이 그가 지금껏 '소극장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사진제공=뮤직팜
2000년대 중반 공연계가 불황이던 시절, 이적의 소극장 콘서트의 성공은 다른 '톱가수'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이 시기 많은 톱스타들이 '작은 공연'을 표방하며 작은 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기기 시작했다. 소극장 콘서트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1990년대 김광석의 공연이 대학로 학전소극장 공연을 대표하던 것과 같이, 2000년대 이적의 공연도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소극장 공연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적은 당시 김광석을 상징하던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의미를 더했다. 그해 그는 1년간 12개 도시에서 총 66회 공연을 통해 약 3만여 석의 좌석이 전석 매진되진 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2022년 올 가을 막을 내린 소극장 공연의 타이틀은 '흔적'이다. 그가 단골로 공연을 해오던 서울의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이번에도 약 5000여명의 관객과 함께 '흔적'을 남겼다. 지난 2020년 계획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된 공연이기에 그에게는 이번 공연이 어떤 공연보다도 더욱 가슴이 벅찼을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역시 기타를 메고, 피아노에 앉았고 2시간이 넘은 러닝타임 내내 노래와 연주, 그리고 남다른 입담으로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며 무대를 이끌었다.
흔적은 쉽게 지워지고 잊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적과 관객이 함께 새긴 흔적은 그의 말대로 대단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