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00원어치 주세요"…고가 주식도 소수점으로 산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9.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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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개요. /자료제공=한국예탁결제원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개요. /자료제공=한국예탁결제원


한 주에 수십만원이 넘는 주식을 1000원 단위로 쪼개 살 수 있는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가 26일 시작된다. 분산투자나 적립식 투자 등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접근성이 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신탁제도를 활용한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가 개시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5개사다. 올해 말까지 12개 증권사, 내년 이후에는 총 24개 증권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는 주식 한 주를 여러주로 쪼개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주문하면 증권사가 주문을 취합해 온주(온전한 한 주)를 취득한다. 부족분은 증권사가 자기 재산으로 채운다. 해당 주식을 예탁결제원에 신탁하면 예탁결제원은 신탁받은 주식을 기초로 수익증권을 분할 발행한다.

개인의 주식투자가 활성화하면서 고가의 주식도 적은 금액으로 부담없이 매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국내외 소수단위 주식거래 허용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왔다.



올해 2월 국내 24개 증권사가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금융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 등을 거쳐 이날부터 서비스가 본격 시행됐다.

소수단위 서비스를 이용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 등 한 주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주식도 1000원 혹은 100원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주문은 주단위가 아닌 금액단위다. 예를들어 현재 주당 약 44만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소수단위 주문을 통해 1000원, 1만원, 10만원 등으로 다양하게 매매할 수 있다.


고가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를 통해 개인도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고가의 주식을 적금처럼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주를 쪼개서 사더라도 배당이나 의결권 등 주주가 갖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배당이 발생할 경우 수익증권의 수탁자인 예탁결제원은 해당 주식의 배당금을 수령해 소수단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주식배당이나 무상증자 등 주식이 배당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에는 증권사가 주주총회 안건별 찬반의사를 취합해 예탁결제원에 통보하면 예탁결제원은 그 결과대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의결권 행사 지원 여부는 증권사마다 다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로 개인이 보다 많은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 저변 확대, 자금 유입 증가 등 증권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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