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지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생산업체 더블유씨피(WCP)의 상장 소식이 전해졌을 때 공모주 투자자들은 잠시 설렜다. 올해 주식시장의 핵심 주도업종인 2차전지 관련주가 공모 시장에 등장해서다.
공모주 시장에서 "더블유씨피에서 수익을 못 내면 하반기 공모주 투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랬던 더블유씨피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참패했다. 공모가를 6만원으로 낮췄고 공모물량마저 줄였다.
대주주와 주관사 측은 시장 주도업종에 속한 2차전지 소재업종이라며 과욕을 부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시총이 4조4000억원에 불과한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 매출의 40%에 불과한 더블유씨피가 최대 3조4000억원(공모가 기준 10만원)의 몸값을 인정받고자 한 것이다.
![[기자수첩]2차전지 대어, 'WCP' 거품일까, 대장일까](https://thumb.mt.co.kr/06/2022/09/2022092609595621280_2.jpg/dims/optimize/)
물론 반론도 있다. WCP 주관사 KB증권 측은 "WCP는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우상향하고 있으며 공모가 확정 과정에서 하단(8만원) 기준 25%라는 대폭 할인을 실시했다"며 "최근 증시하락 이후 공모가를 20%이상 할인한 기업들의 주가 반등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어 "WCP는 쏘카와 다른 2차전지 업종"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는 개발 중이나 기술적 장벽으로 상용화시기는 예측하기 어려우며,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더라도 전기차 적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2차전지 대어'라고 홍보했지만 더 큰 문제는 2차전지 업황 그 자체에 있다. 지금 국내 배터리 업체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우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래의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분리막이 없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을 대신한다. 2030년 이후 양산 예상이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실제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분리막 업체 매출은 증발하게 된다.
업황 불확실성이 높은데도 비싼 공모가를 노렸던 더블유씨피는 우여곡절 끝 오는 30일 결국 상장한다. 대어급 공모주의 흥행 실패와 이어질 공모주 시장 냉각, 후폭풍은 누가 책임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