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이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자 국내 기업들은 오너 일가(최대주주)의 배당잔치, 미흡한 주주환원정책, 일감몰아주기, 승계이슈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지난 15일 에스엠은 이 회사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바로 화답했다. 오랫동안 지적돼 왔던 지배구조문제가 이번 기회로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 16일 에스엠 주가는 장중 21.55%까지 치솟았다.
SK (149,400원 ▲4,700 +3.25%)는 이달 초 자사주 2000억원어치 매입·소각을 발표했는데, 이 또한 라이프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외에도 트러스톤자산운용(태광산업, BYC), VIP자산운용(아세아시멘트), 안다자산운용(SK케미칼) 등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에 주주가치 제고를 공격적으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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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주주행동주의는 오랜 고질병으로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으로 최저 수준의 주주환원율과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과도한 이익 편취 등이 지목된다. 특히나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계열사들만 내부거래 공시가 의무여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들은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기도하다. 이러한 요인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처음으로 언급된 2000년 10월부터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주춧돌을 세웠던 한국형 행동주의가 기업들이 백기를 들게 할만큼 성장했다. 앞으로 이렇게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나타난다면 시장에 더 많은 기업의 거래를 공개하도록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익편취 등을 없애 회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우보세]이수만 무릎 꿇린 행동주의펀드](https://thumb.mt.co.kr/06/2022/09/2022092513174035119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