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불면서 올들어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주주 활동이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104,800원 ▲1,200 +1.16%))가 행동주의펀드(얼라인파트너스)에 무릎을 꿇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프로듀서가 프로듀싱 명목으로 지나치게 많은 금액의 수수료를 가져가 에스엠의 기업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번 공시는 펀드의 승리를 알리는 신호탄이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가 제기한 지배구조 이슈는 그간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문제이기 때문에 에스엠의 이번 결정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9년 KB자산운용 또한 주주 서한을 보내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하라고 요구했지만, 당시 에스엠은 이를 거부했다.
SK (172,800원 ▲3,000 +1.77%)는 이달 초 자사주 2000억원어치 매입·소각을 발표했는데, 이 또한 라이프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외에도 트러스톤자산운용(태광산업, BYC), VIP자산운용(아세아시멘트), 안다자산운용(SK케미칼) 등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에 주주가치 제고를 공격적으로 요구했다.
이같은 주주행동주의는 오랜 고질병으로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으로 최저 수준의 주주환원율과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과도한 이익 편취 등이 지목된다. 특히나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계열사들만 내부거래 공시가 의무여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들은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기도하다. 이러한 요인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처음으로 언급된 2000년 10월부터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주춧돌을 세웠던 한국형 행동주의가 기업들이 백기를 들게 할만큼 성장했다. 앞으로 이렇게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나타난다면 시장에 더 많은 기업의 거래를 공개하도록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익편취 등을 없애 회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우보세]이수만 무릎 꿇린 행동주의펀드](https://thumb.mt.co.kr/06/2022/09/2022092513174035119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