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카페에서…골목길 차안에서…대범해지는 마약 범죄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2.09.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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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관악구) 인근 골목에 승용차 한대가 들어와 정차했다. 차에 탄 30대 남성은 필로폰을 투약하기 시작했고, 다시 차를 몰아 동작구 사당동 자신의 자택으로 이동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최근 2년간 최소 9차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 야외 테이블에서 마약을 투약하던 4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남성은 주변에 다른 손님들이 있었음에도 신경 쓰지 않은채 빨대를 이용해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흰색 가루를 흡입했다.

골방이나 모텔에서 주로 마약을 투약한 과거와 달리 도로변이나 카페 등 공개된 장소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등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게 되자 마약 투약도 보다 대범해진 것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터넷으로 마약을 거래하는 마약사범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으로 마약을 구매한 마약 사범은 2018년 1516명으로 전체의 18.7%였는데 지난해에는 2545명으로 24.0%를 차지했다. 올 들어서도 8월까지 1994명으로, 비중이 23.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넷을 통한 마약 유통이 늘면서 소셜미디어 문화에 익숙한 10대 마약사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대 마약사범은 309명으로 전년 대비 28.2%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10대 마약사범 총 227명 검거됐다. 향후 9∼12월의 수치를 합산하면 지난해 마약사범 숫자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마약류 불법 판매 유통 사례 1865건을 적발했다. 점검은 온라인에서 마약류 성분이나 은어 등을 포함한 판매 글을 검색한 뒤 판매 거래가 의심되는 사례를 수집하고, 위반 여부를 검증, 확증한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온라인이 주된 마약 유통 통로가 되면서 '익명성'에 기대 마약 구매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서 마약 관련 은어를 검색해보면 관련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마약 은어들로 가득한 게시글엔 "정량 샘플부터 주문 주세요", "XXX 팝니다" 등의 판매 내용과 텔레그램 아이디가 함께 나와 있다.

단순히 마약 유통 관련 글을 올리기만 해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지하는 행위에 관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리거나 제시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조처가 내려진다. 또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 소유, 사용, 운반, 관리, 수출, 제조, 투약, 수수, 매매, 매매 알선, 또는 제공하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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