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장기전 대비하는 푸틴…"내년 국방비 43% 증액"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2.09.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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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국방비 지출을 당초보다 43%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최근 러시아의 3개년 재정계획을 확인한 결과, 러시아의 내년 국방비 지출이 5조루블(약 119조원)로 수정됐다며, 당초 예산인 3조5000억루블에 비해 43% 증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5조루블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3.3%에 달하는 것이다. 국방비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에 이어 예산 비중이 두 번째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방비 지출은 GDP의 2.4%로 책정됐지만, 최근 문건에 따르면 국방비 지출은 늘고 환경 예산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미 엄청난 피와 돈을 바쳤음에도 앞으로도 전쟁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려 러시아군이 퇴각하자 푸틴 대통령은 예비군 30만명 강제 징집령까지 발동하면서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3일부터는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있는 러시아 점령지 4개 지역에서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도 시작됐다. 다음주 안에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곳에선 18~35세 남성의 도시 밖 외출이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러시아의 징집 대상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러시아의 군 동원령과 국방비 증액은 안 그래도 역성장하는 러시아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알렉산더 이사코프 러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1차 동원령은 우선 올해 3.75%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러시아 경제에 일회성 충격을 안길 것"이라면서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러시아의 고급 인력이 안전한 곳을 찾아 주변국 등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노동력에 연쇄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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