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홈런왕'의 구애, 60HR 괴물타자 향해 "우리 팀에 와줘"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2.09.2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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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 /AFPBBNews=뉴스1배리 본즈. /AFPBBNews=뉴스1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명예가 실추됐지만 메이저리그(MLB)의 대표적인 홈런 타자였던 배리 본즈(58). 그가 올 시즌 새롭게 역사를 쓰고 있는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를 향해 칭찬과 함께 구애를 날렸다.



미국 매체 스포티코는 23일(한국시간) 본즈와 가진 전화인터뷰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본즈는 최근 홈런을 몰아치고 있는 저지에 대해 언급했다.

저지는 23일까지 타율 0.316 60홈런 128타점 16도루 OPS 1.125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홈런과 타점, 득점(125득점), 타율, 출루율(0.422), 장타율(0.703) 등 여러 부문에서 아메리칸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홈런에 있어서는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21일 피츠버그전에서 9회 홈런을 기록한 저지는 이로써 시즌 60홈런 고지에 도달했다. 이제 그는 1961년 로저 매리스가 세운 아메리칸리그와 양키스 단일시즌 홈런 기록(61개) 경신에 도전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기록만큼은 올 시즌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2001년 본즈가 세운 73홈런까지 13개나 남았기 때문이다. 본즈는 단일시즌과 더불어 통산 홈런(762개)에서도 메이저리그 1위에 위치했다.

애런 저지. /AFPBBNews=뉴스1애런 저지. /AFPBBNews=뉴스1
본즈는 저지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저지가 스윙하는 걸 보면 하루에 하나씩 홈런을 때려내며 내 기록을 지나칠 수도 있다"며 "난 상관없다. 안될 일이라도 있나"라는 말을 남겼다.


이어 본즈는 "저지는 이제 커리어의 시작 단계일 뿐이다"며 "그가 다치지 않고 오래 선수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젊지만 잠재력이 대단하다. 앞으로 많은 돈을 벌 것이다"고 말했다.

현역시절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나타나면서 본즈의 기록은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샌프란시스코 팬이었던 저지는 최근 "73홈런이 메이저리그 기록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그 시대(스테로이드 시대)에 대해 뭐라고 말해도 내게 본즈는 73홈런을 친 선수고, 그게 내겐 기록이다"는 말을 이어갔다.

본즈 본인 역시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배리 본즈'라고 한다"며 "사무국이 변화를 주지 않는 한 통산 762홈런과 시즌 73홈런은 최고 기록이다"고 주장했다.

저지에 대해 칭찬을 남긴 본즈는 한 가지 바람을 드러냈다. 바로 본즈 본인이 뛰었던 샌프란시스코가 저지와 계약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FA가 되는 그의 유력 행선지 중 하나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자라며 구단의 팬으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본즈는 "양키스가 얼마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는 그를 갖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지가 양키스와 재계약하지 않길 바란다. 그러면 샌프란시스코가 그를 품에 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즈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저지와 마찬가지로 샌프란시스코 생활권 출신인 그는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지난 1993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양키스가 좋은 제안을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고향 팀으로 갔다. 그는 "직감 상 무언가가 느껴졌다"며 "제안 내용은 신경 쓰지 않았다. 고향으로 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지가 이런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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