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154兆로 성장"..디폴트옵션 도입에 불붙은 'TDF시장'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9.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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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154兆로 성장"..디폴트옵션 도입에 불붙은 'TDF시장'


다음 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상품 승인을 앞두고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폴트옵션이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지정한 상품이나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동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퇴직연금 가입자가 디폴트옵션 대상으로 사전에 지정할 수 있는 상품인 TDF의 시장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TDF란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타깃데이트)으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일반적으로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자동으로 변동성을 낮게 관리하는 구조로 설계돼 간편한 투자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의 성장 사례를 국내에 적용하면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TDF 규모는 2030년 154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급성장하는 TDF 시장을 잡기 위해 운용사들은 '운용보수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KB자산운용은 올 1월에 이어 7월 초에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10% 인하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8월 '삼성한국형TDF'의 운용 보수를 3bp(1bp=0.01%) 정도 낮췄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초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의 운용보수를 약 15% 인하했고 한화자산운용은 '한화 LIFEPLUS TDF' 운용보수를 8∼10% 내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는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으로 바로 전이가 되기 때문에 수익률 개선에는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TDF를 포함한 퇴직연금 시장 상품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보수가 낮아지면 누적 수익률이 그만큼 크게 개선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상품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2일 TDF ETF(상장지수펀드) 3종을 선보였다. 연금에서 장기 투자가 중요한 만큼 업계 최저 보수를 설정했고 글로벌 리츠 비중을 높여 차별화를 시도했다. 앞서 지난 6월 TDF ETF는 삼성·키움·한화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서 총 10개의 상품을 내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다음달 새로운 TDF를 출시한다. 그동안 미국 연금전문 운용사 티로프라이스'와 함께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를 운용해왔는데, 이번에는 자체운용의 'EMP(ETF managed portfolio ) TDF'를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자신의 노후자금을 튼튼하게 지켜내려면 낮은 운용보수에만 집착하지 말고 상품 선택에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의 운용철학, 운용 전략, 투자 대상, 포트폴리오 및 자산배분 현황 등을 잘 살펴보고 본인의 포트폴리오 상황에 맞게 투자하길 권한다"며 "또 초장기간 투자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해당 기간 동안 잘 운용할 수 있는 운용사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배분 비중이 바뀌기 때문에 매매가 편리한 TDF ETF라 할지라도 잦은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면서 "TDF는 은퇴 시점까지 투자자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과 같이 단기간에 매도하지 않고 꾸준히 납입해야 TDF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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