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항의 경쟁력, 전문인력으로 결정된다.

머니투데이 백호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 2022.09.27 05:30
글자크기
백호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백호종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


최근 건설 중이거나, 계획되고 있는 굵직한 공항개발 사업에 대한 소식들이 들려온다.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등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할 공항 뿐만 아니라, 울릉공항 등 도서 지역 주민의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한 소형공항 건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코로나로 주춤했던 국내 공항 기업의 해외 진출도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국내외 공항 전문기업과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최근 페루의 친체로 공항 건설 등 유의미한 수주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공항개발에서 해외 진출까지, 앞으로 우리나라 공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인적자원'이다. 공항은 항공관제, 항행 안전, 소음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가 요구되는 복합 인프라로써 계획부터 운영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전문인력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인력은 지식과 오랜 경험의 축적을 통해 양성된다. 대학 강단에서 강의하고 연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공항 전문인력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우리의 현실은 큰 차이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개항 이후 20년이 넘게 지나 많은 전문가가 은퇴했고, 이들을 대신할 전문성을 갖춘 신규 기술자들의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공항 사업관리자(Project Manager)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공항 사업관리자는 공항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해외사업은 법률, 재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요구되며, 수주 경쟁에서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 마련을 위해서는 학계와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대학과 공공기관 및 전문기업이 함께 학술적인 지식과 실무적 경험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문가의 노하우가 계속해서 신규 기술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은퇴한 전문가들을 활용한 멘토링 등으로 신규 기술자의 역량을 키우고 노하우를 지속해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끝으로, 첨단기술 및 정책연구를 위한 전문연구소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공항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세계적인 공항과 연구소는 공항 운영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항공사가 자체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며,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공항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으로 기술개발이나 순수 연구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기술 및 정책연구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며, 독일의 국립항공·공항연구소(DLR)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험, 그리고 K-Airport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도약하는 것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공항 전문인력 양성은 우리나라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