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금 선물 12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0.32%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1681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고점인 지난 3월8일(2043.3달러) 보다 약 18%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거센 금리인상 기조가 금값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과거 금융위기 국면에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금이 '최후의 기축통화'로 주목받으며 가격도 상승했다. 지금은 미국의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자 금값 대한 상대적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실질금리와 금값은 역사적으로 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 1년 들어 미국의 실질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 통계(FRED)에 따르면 지난해 9월21일 국채금리 수익률이 -0.96%였던 반면 올해 9월21일엔 1.13%까지 올라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차 역전으로 부각되는 경기 침체 우려는 금과 은 가격의 장기 하방경직성을 지지한다"며 "공격적인 긴축 속 실질금리 상승세가 당장은 명목금리의 상방 압력을 높이고 고질적인 경기 침체 우려까지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9년을 기점으로 금 ETF가 상승했으나 금리 상승과 함께 연초 이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SPDR 골드 쉐어즈'(GLD), IAU 등에서 모두 최근 1년 동안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아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강도와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앞으로도 금값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번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9월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전망하는 연준 인사들의 비율은 90%가 넘었다.
기타 국가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도 투자자들의 금 수요 위축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증권가에선 연준의 통화정책이 정상화되기 전까진 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원은 "연준 점도표 상 통화정책 정상화 국면이 마무리되고 덜 공격적인 긴축이 진행될수록 금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며 "단기 가격 하방 변동성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귀금속 투자에 대한 장기 비중 확대 시기를 조율할 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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