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에 한국이 수백억 투자한 '문화회관', 지붕 사라졌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2.09.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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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오전 외금강호텔에서 바라본 고성군 온정리 마을과 금강산 문화회관. 2018.8.21/뉴스1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오전 외금강호텔에서 바라본 고성군 온정리 마을과 금강산 문화회관. 2018.8.21/뉴스1


북한이 한국관광공사가 수백억원을 투자한 시설인 금강산 문화회관의 지붕을 무단으로 모두 철거한 것으로 관측됐다.



23일 미국의소리(VOA)는 민간 위성사진 '플래닛랩스'가 전날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돔 형태인 문화회관 지붕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과거 위성사진에서는 뚜렷하게 보였던 밝은 회색 지붕 대신 이를 받치던 틀만 절반 정도 보이고, 지붕이 사라져 내부 공간도 드러났다. 금강산 문화회관은 620석 규모 실내 공연장으로, 과거 한국 금강산 관광객들을 위해 북한 측의 공연이 펼쳐졌던 장소다.



/사진=VOA 홈페이지 캡처/사진=VOA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01년 한국관광공사가 한국 현대 아산으로부터 355억원에 매입해, 다시 현대 아산에 위탁 운영을 맡기는 형태로 운영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금강산 온정각과 온천장 등도 매입했는데, 문화회관을 포함한 전체 매입 비용은 900억원으로 알려졌다.

문화회관 지붕은 이달 7일쯤부터 해체 조짐이 나타났다. 이달 1일에는 온전한 형태였지만 7일에는 절반 가량이 어두워졌고 그 면적이 커지다가 전날 사진에는 지붕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태가 됐다.

우리 정부는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시설 해체에 대한 설명과 협의를 요구해 왔지만 북한은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019년 10월 금강산 일대를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지난 3월부터 현대 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4월엔 한국의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이 모두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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