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中企대상 '꺾기 의심거래' 92만건... 1위는 기업은행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09.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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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지난 5년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꺾기 의심거래가 92만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중소기업 대상 은행별 대출 꺾기 의심거래 현황'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의 최근 5년간(올해는 상반기 기준) 중소기업 대상 꺾기 의심거래 총 건수는 92만4143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의심거래 금액은 53조632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중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거래 건수는 29만4202건으로 전체 건수의 31.8%였다. 꺾기 의심거래 금액은 20조560억원으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꺾기란 은행이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적금 등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불건전 구속성 행위다. 은행법에서는 대출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출 실행일 전후 1개월 내 판매한 예·적금, 보험, 펀드, 상품권 등의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 꺾기로 간주하고, 이를 규제한다. 그럼에도 30일이 지난 이후에 가입을 유도한 경우 위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대출 실행일 31일부터 60일 사이 고객이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구속성 금융상품 의심거래로 본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라는 국가 재난 상황과 최근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은행권으로부터 실제 대출을 받을 때 이 같은 상품 제안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꺾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특히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나가는 행태가 중소기업을 울리고 있는 셈인 만큼, 은행 자체의 자성과 금융당국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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