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서울주택공사(SH공사)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내곡지구 사업결과 평가'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예상보다 사업비 지출이 많았지만, 집값 상승으로 일대에 공급한 임대주택의 자산 가치가 대폭 상승한 이유에서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향후 공공택지에서 용적률 400%대 고밀개발을 추진하고 건물만분양(토지임대부) 주택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내곡지구 총 투자비는 토지보상비, 간접비, 금융비 증가로 당초 계획한 1조8199억원보다 2156억원 증가한 2조355억원으로 집계됐다.
내곡지구 택지조성원가는 3.3㎡당 890만원이었는데 현재 가구당 토지 추정가격은 전용 84㎡(옛 34평) 기준 약 14억원으로 3.3㎡당 7950만원에 달한다. 택지조성을 통해 토지 가치가 약 9배 상승한 것이다.
/자료=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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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공공분양주택 2214호를 건물분양주택으로 전환하면 사업수지는 2877억원 감소하나 토지 자산가치 증가로 개발이익은 2조3869억원 늘어난다.
특히 해당 구역에 용적률 450%를 적용한 고밀개발을 추진하면, 현재 공급된 물량의 4배 규모인 8960호의 건물분양주택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개발이익은 3조1628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런 분석치는 여러 가정이 전제된 만큼 불확실성도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내곡지구는 이미 공공분양을 완료했기 때문에 건물분양주택으로 전환할 수 없다"며 "이런 규모의 사업지에 처음부터 건물분양주택을 추진했다면 높은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내곡지구 시세를 기준으로 일대에 건물분양주택을 공급하면 예상 분양가는 전용 59~114㎡ 기준 약 2억6000만~4억9500만원으로 추정된다.
/자료=SH공사
김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구룡마을, 성뒤마을 등 새로 개발할 곳은 용적률을 최대한 높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저평가된 토지 위에 용적률 100~200%대 아파트를 500% 이상 초고층 아파트로 고급스럽게 지어서 건물만분양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당초 공언한 강남 3~4억원대 건물만분양 주택 공급이 공사비 인상을 감안해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 건축비가 보통 (3.3㎡당) 800만~900만원 정도 된다"며 "건축비 800만원이면 골조공사비가 약 30%인데 시멘트와 철근 가격 인상을 고려해도 건축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0%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SH공사는 이미 건물만분양 공급 준비가 끝났다"며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꽤 많은 양을 준비했고 (공급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김 사장은 SH공사가 보유한 공공주택의 자산가치 반영이 비현실적이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사장은 "대치1단지, 수서6단지 등 강남권 소재 공공주택의 장부당 토지가격은 가구당 1000만원에 불과하고 건물가격은 감가상각돼 200만~400만원 수준"이라며 "가구당 자산가치가 약 1200만원 수준인데 실제 가치는 3~5억원 수준으로 20~30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