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가 22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 안타를 친 뒤 3루 쪽에 자리한 롯데 팬들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은퇴 투어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이 공식적으로 은퇴 투어를 열기로 합의한 건 지난 2017년 이승엽 이후 두 번째였다.
LG의 10번 오지환은 '저의 가슴 속에 10번은 오직 이대호 하나입니다. 고생하셨고, 새 출발을 응원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포수 유강남은 '선배를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평온함을 느낍니다. 제 2의 인생도 조선의 이대호처럼 흥하시길'이라며 선배를 응원했다.
이날 롯데가 7-0으로 앞선 9회초. 2사 1루 기회서 타석에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대호를 응원하는 '대~호'가 잠실벌에 더욱 크게 울려퍼졌다. 이대호는 LG 투수 배재준을 상대로 2구째를 공략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가르는 안타를 기록했다. 1루를 천천히 밟은 이대호는 대주자 고승민으로 교체됐다.
더그아웃으로 뛰어오던 이대호는 잠시 멈춰선 뒤 롯데 팬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곧이어 뒤돌아 LG 팬들을 향해서도 모자를 벗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런 이대호의 모습에 롯데 팬들은 물론, LG 팬들 역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어 이대호의 응원가까지 함께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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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며 기적을 꿈꾸고 있다. 올 시즌 61승4무71패로 리그 7위에 자리하고 있다. 6위 NC와 승차는 0.5경기. 5위 KIA와 승차는 2경기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이제 롯데에게 남은 경기는 8경기. 23일 경기는 올 시즌 롯데의 마지막 잠실 경기다. 어쩌면 이대호의 잠실 고별전이 될 수도 있다. 단 이대호가 다시 잠실 땅을 밟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하나 있다. 바로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LG와 격돌하는 것이다.
서튼 감독은 "정규 시즌 막바지가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다. 현재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우리가 모든 부분을 통제할 수 없겠지만, 최근 흐름을 이어간다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남은 경기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과 카드를 모두 사용하겠다"며 총력전을 다짐했다.
롯데는 24일 고척 키움전을 치른 뒤 4일 간 경기 일정이 없다. 이후 9월 29일 광주 KIA전, 30일 대전 한화전, 10월 2일과 3일 사직 두산전, 5일 창원 NC전을 각각 소화한다. 올 시즌 최종전은 10월 8일 사직 LG전. 이 경기에서 이대호의 성대한 은퇴식이 열릴 예정이다. 과연 모든 롯데 팬들의 바람대로 이대호와 롯데가 올 가을 기적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LG 선수단의 메시지와 사인이 담긴 대형 액자. /사진=LG 트윈스 제공
이대호 등장 응원가 떼창이 내장된 목각 기념패. /사진=LG 트윈스 제공
경기 전 은퇴투어 행사를 마친 뒤 LG와 롯데 선수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