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게임 전까지 KIA는 11일 잠실 두산전부터 올 시즌 최다인 9연패에 빠져있었다. 연패가 시작되기 전까지 5.5경기 차였던 6위 NC와 승차도 0.5경기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선발투수 양현종에 대한 믿음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하던 대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경험이 많으니 잘할 거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경기가 시작됐고, KIA는 1회초 공격부터 5안타를 집중시키며 3점을 먼저 올렸다. 양현종도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권만큼은 허용하지 않으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흐름은 KIA 쪽으로 가고 있었다.
6회말, NC 선두타자 손아섭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트렸다. 위기 상황이기는 했지만 투구 수도 90개였고, 3점 차였기 때문에 더 던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KIA 벤치는 양현종을 내리고 사이드암 박준표를 올렸다.
총력전 때문만은 아니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전력으로 던지다 보니 조금 무리가 갔었는지 통증이 왔다"며 "3회부터 팔꿈치에 통증이 있어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에게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경기의 중요성으로 인해 더 힘을 주고 던지다가 탈이 난 것이다. 그야말로 '투혼'이었다.
"그래도 5이닝까지는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양현종은 "5회 이후로는 점수 차가 타이트했고, 통증 때문에 구위가 떨어질 걸로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KIA는 8회에도 마무리 정해영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는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9회는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9연패 탈출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KIA 정해영이 22일 창원 NC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그만큼 정해영은 아웃카운트 4개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집중은 항상 한다. 그런데 오늘(22일)은 유독 더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며 "그래서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야수들의 집중력도 빛났다. 특히 앞선 광주 LG 2연전에서 연달아 실책을 저질렀던 유격수 박찬호와 3루수 김도영은 좋은 수비를 펼치며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런 경기가 조금 일찍 나왔다면 KIA의 9연패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빛나는 투혼으로 수렁에서 탈출한 KIA는 이제 4년 만의 5강 진출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KIA 정해영이 22일 창원 NC전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