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참은 에이스-얼굴 붉어진 마무리, 9연패 탈출에 이토록 진심이었나

스타뉴스 창원=양정웅 기자 2022.09.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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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길었던 9연패를 탈출하기 위한 KIA 타이거즈 선수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에이스는 투혼을 펼쳤고, 젊은 마무리투수는 극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KIA는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를 이기면서 KIA는 6위 NC에 1.5경기 차로 달아났다.

이날 게임 전까지 KIA는 11일 잠실 두산전부터 올 시즌 최다인 9연패에 빠져있었다. 연패가 시작되기 전까지 5.5경기 차였던 6위 NC와 승차도 0.5경기까지 줄어들었다.



경기 전 선수들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지만, 사령탑은 결의를 다졌다.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전 "좋은 투수들을 조기에 투입하겠다"며 "지금은 투수들을 공격적으로 기용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마무리투수 정해영도 상황에 따라 이르게 등판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남겼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선발투수 양현종에 대한 믿음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하던 대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경험이 많으니 잘할 거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경기가 시작됐고, KIA는 1회초 공격부터 5안타를 집중시키며 3점을 먼저 올렸다. 양현종도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권만큼은 허용하지 않으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흐름은 KIA 쪽으로 가고 있었다.


6회말, NC 선두타자 손아섭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트렸다. 위기 상황이기는 했지만 투구 수도 90개였고, 3점 차였기 때문에 더 던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KIA 벤치는 양현종을 내리고 사이드암 박준표를 올렸다.

총력전 때문만은 아니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전력으로 던지다 보니 조금 무리가 갔었는지 통증이 왔다"며 "3회부터 팔꿈치에 통증이 있어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에게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경기의 중요성으로 인해 더 힘을 주고 던지다가 탈이 난 것이다. 그야말로 '투혼'이었다.

"그래도 5이닝까지는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양현종은 "5회 이후로는 점수 차가 타이트했고, 통증 때문에 구위가 떨어질 걸로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KIA는 8회에도 마무리 정해영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는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9회는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9연패 탈출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KIA 정해영이 22일 창원 NC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KIA 정해영이 22일 창원 NC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경기 후 만난 정해영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붉은 빛이 돌았다. 그는 흐르는 땀을 연신 수건으로 닦았다. "그 정도로 얼굴이 빨갛냐"고 물어본 그는 "너무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좋은가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정해영은 아웃카운트 4개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집중은 항상 한다. 그런데 오늘(22일)은 유독 더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며 "그래서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야수들의 집중력도 빛났다. 특히 앞선 광주 LG 2연전에서 연달아 실책을 저질렀던 유격수 박찬호와 3루수 김도영은 좋은 수비를 펼치며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런 경기가 조금 일찍 나왔다면 KIA의 9연패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빛나는 투혼으로 수렁에서 탈출한 KIA는 이제 4년 만의 5강 진출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KIA 정해영이 22일 창원 NC전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KIA 정해영이 22일 창원 NC전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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