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 0.75%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398원으로 출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2022.9.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4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10시 37분 기준 전날 종가보다 12원(0.86%) 오른 1408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한 것은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고환율에 직격탄을 받는 항공업계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항공기 리스비(대여료)와 유류비 등 사실상 모든 결제가 달러로 이뤄져 항공업계의 영업비용도 불어난다. 대한항공의 경우 2분기 기준 환율 10원 변동 시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 10원 상승 시 약 284억원,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오르면 약 140억원, 티웨이항공도 환율 10% 상승 시 335억원의 손실을 본다.
고금리·고환율에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 5602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이익을 7000억원대를 돌파해 올해 2분기에는 7359억원까지 치솟았지만 3분기에는 고환율 등의 여파로 2000억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부터 전날인 21일까지의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31.6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56.37원)에 비해 175원이 올랐다. 올해 2분기(1261.55원)·1분기(1205.68원)에 비해서도 100원 가까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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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고환율이 최근 PCR 검사 폐지 이후 회복세로 접어든 여행 수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중국·일본 등 기존 인기 여행지가 아직 입·출국이 자유롭지 않아 '달러 여행지'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본이 오는 10월 무비자·자유여행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동안 잠잠하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3개월 만에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3만6400~27만5800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3만9300~21만9500원으로 고지하는 등 항공권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 여객 수요 회복에 다시금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달러 강세 현상이 부채 상환·유류비·항공기 리스 등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특히 리스 비율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더욱 부담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일본이 풀리는 것이 (여행 수요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