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폰 비싸다" 원성인데…삼성-애플, '킹달러'에 인상 압박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2.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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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시내 한 휴대폰 매장에 갤럭시Z폴드4와 플립4의 사전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16일 서울시내 한 휴대폰 매장에 갤럭시Z폴드4와 플립4의 사전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달러 강세가 연일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 출시를 완료한 상태지만 '강(强)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후속 제품들의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원자재값을 달러로 지불하는 삼성전자에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5원 상승한 1409.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달러 인상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여러모로 악재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등 달러 사용국 환율 상승으로 원화 환산 매출이 늘어날 수 있지만,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가전 등 삼성전자 세트사업 매출은 현지통화로 책정하지만, 원자재 구입은 달러로 계산된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상승하면 제조사는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게된다. 이는 삼성전자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동안 최대한 출고가를 낮추는 정책을 펼쳐왔다. 실제 최신작인 갤럭시Z폴드4·플립4의 경우 원자재가 상승에도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일부 메모리나 배터리 용량 스팩상향에 따른 인상분을 제외하곤 전작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다. 지금 당장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되면 삼성전자도 결국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당장 내년 1월에 갤럭시S23 출시가 예고돼 있는 만큼 가격 인상 압박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로 국내 아이폰 팬들은 이미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고있다. 애플은 신제품 가격을 정할 때 미국 출고가를 기준으로 국가별 환율을 반영해 책정한다. 최근 공개된 아이폰14 한국 가격은 고환율 영향으로 전작 대비 26만원(최대 기준) 인상된 역대 최고가로 출시됐다.

이와관련, 증권가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수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제품군 수요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아이폰14도 달러 상승으로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10~20%의 가격이 인상됐는데, 4분기 이후 판매량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세트 부문의 출하량 감소와 원가 부담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하반기 영업이익을 5조원 초중반대로 예상한다. 지난해 하반기 MX사업부 영업이익(6조2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는데,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달러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따라 실적 개선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달 초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0월 8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후 같은 달 28일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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