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내국인 해외투자는 플러스(+)가 해외 유출, 외국인 국내투자는 마이너스(-)가 해외 유출
1999년 이후 한미 금리 차가 역전된 시기는 크게 3차례다. 1999년 6월~2001년 2월(21개월), 2005년 8월~2007년 8월(25개월), 2018년 3월~2020년 2월(24개월)로 평균 2년 내외 기준금리 역전이 나타났다.
1차 금리역전 당시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91억달러를 팔아치웠고 채권시장에서는 39억달러를 사들였다. 2차 금리역전 시기엔 주식을 120억원 순매수했고 채권을 448억원 순매도했다. 3차 시기에도 주식을 91억원 사들였고 반대로 채권은 463억원 팔았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3번의 사례를 보면, 국가간 금리차가 자본의 이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긴 하나 금리차가 축소 또는 역전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자본이 유출되지는 않았다.
"단기적 '금융위기'는 없을 것...장기화되면 문제"
특히 앞으로 한미 금리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한국이 올해 2차례 남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고 미국 연준이 11월과 12월 회의에서 모두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연말 미국 기준금리(4.00∼4.25%)와 한국(3.00%)의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려는 욕구는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는 대규모 외국자금 이탈로 심각한 위기가 발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미 금리의 역전폭이 크거나 장기화됐을 때는 문제가 클 수 있다는 우려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이후 외국인은 주식시장에 참여도가 낮았던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참여도가 높았다"면서 "자금 유출이 일어나게 될 경우 채권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한수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최근 외환시장 유동성이 나쁘지 않고 달러 강세 영향이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되고 있는 만큼 이번 한미 금리역전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심각한 위기 발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금리인상을 장기화하고 인상 폭을 예상보다 높일 경우 한국은 미국을 따라가진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유출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고 금리역전이 장기화되면 문제가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하지 않으면 더 큰 자본유출이 발생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과거 금리역전 당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자본유출은 아니었다"며 "금리차이와 환율상승 두가지에 따라 자본유출이 발생하는데 한미 통화스와프를 안하면 환율이 더 오르고 금리차까지 발생해 자본 유출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