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의 5G(세대)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컴캐스트의 미국 내 5G 상용망 구축을 위한 △5G 중대역(3.5GHz~3.7GHz, CBRS) 기지국 △5G 저대역(600MHz) 기지국 △전선 설치형 소형 기지국 등 다양한 통신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케이블 사업자는 기존에 사용 중인 전선상에 기지국을 쉽게 설치할 수 있어 설치 공간 확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외부 환경에 노출된 전선에 설치되는 특성을 감안해 기상 변화 등 외부 요인으로 기지국이 설치 위치를 이탈할 경우 이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알려주는 자동 감지 센서도 탑재됐다.
삼성전자와 컴캐스트는 올해 초 미국 현지에서 5G 상용망 구축을 위한 필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2023년부터 비디오 스트리밍,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 온라인 게임 등 고품질의 5G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향후 미국 케이블 사업자 대상 5G 이동통신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미국 내 이동통신 장비의 핵심 공급사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금번 컴캐스트 수주는 삼성전자의 앞선 5G 기술력과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의 결실" 이라며 "향후 이동통신 기술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차세대 통신 비전을 실현하고자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2019년 3월26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만나 5G 인프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무엇보다도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의 통신장비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간 계약이 대부분이라 신뢰 바탕의 장기적인 약속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2020년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던 당시 이 부회장과 한즈 베스트베리 CEO(최고경영자)간의 친분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에르겐 회장과 직접 만나 함께 오랜 시간 산행하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1·2위 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와 KDDI에 5G 통신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일도 꾸준한 교류의 결과물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5월, 이듬해 5월과 7월 일본에서 양사의 주요 인사들과 만나 5G 네트워크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 특히 2019년 7월은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와중에 이뤄진 교류라 주목받았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인도 최대 통신기업인 릴라이언스 지오와 통신장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초청받았던 일은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모든 LTE(4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삼성은 '더 멀리 내다보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차세대 통신분야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간한 '6G 백서'에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이동통신 사업은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