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안은나 기자 = 찰스 3세 국왕의 아들 윌리엄 왕세자, 해리 왕자가 19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운구 행렬을 뒤따르고 있다. 2022.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에도 각국 대표단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현장 보안 인력과 일부 대표단 사이 마스크 착용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단 후문이다.
우린 아직이다. 실내와 실외(50인 이상)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 강제 격리한다. 해외에 다녀온 뒤 24시간 안에 필수적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후 국민 사이에선 "해외는 다 벗는데 우린 6개월 뒤에 벗을지 말지 그때 가서 보자는 거냐" "올 겨울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온다는데 마스크를 벗자니 걱정된다" 등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린다.
문제는 방역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의 태도다. 우리 모두의 일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역정책은 무엇보다 국민의 공감이 중요하다. 확실한 근거와 데이터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을 거쳐 방침을 정하고, 활발한 소통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 국민이 방역정책의 방향성과 배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따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다. 방역정책 책임자가 아닌 조력자(자문위원장)가 나서 6개월 뒤 실내 노마스크 가능성을 먼저 얘기했다. 6개월 뒤라는 특정 기간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얼마나 치열한 논의를 거쳐 나온 발표인지도 알 수 없다.
그 사이 여론은 갈라졌다. 정 단장의 발표 이후 오히려 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한 국민 반발이 커진 경향도 있다. 확실한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언급으로 방역정책에 대한 논란만 키운 게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에선 다들 마스크를 벗는다는데 우린 왜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보다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겨울 독감 우려만으론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호흡기 바이러스는 언제나 돌아다니고 독감은 4월까지도 유행한다. 내년 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우리는 식당과 카페, 술집에서 마스크를 벗고 먹고 마시고 대화한다. 그런데 계산할 때 마스크를 쓴다.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어느 수준일까.
물론 해외에서 다 마스크를 벗더라도 필요하다면 우린 착용 의무를 유지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문제는 국민의 이해와 공감대다. 방역정책의 성패는 국민이 얼마나 믿고 따르는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