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과 펫테크의 만남…"편견 없는 오픈이노베이션에 반했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2.09.2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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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①포스코 IMP와 만난 'CES 최고혁신상' 펫나우

22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관에서 열린 '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에 참석한 임준호 펫나우 대표가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창업허브22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관에서 열린 '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에 참석한 임준호 펫나우 대표가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창업허브


2011년 포스코는 열악한 창업 환경 지원을 목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인 포스코 아이디어마켓플레이스(이하 포스코 IMP)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포스코 IMP는 벌써 올해 24회를 맞았다. 현재까지 포스코 IMP를 거쳐간 벤처·스타트업은 138개사로 총 223억원을 투자받았다.

펫나우는 유기·유실 동물이 없는 세상을 목표로 2018년 설립됐다. 개와 고양이의 코 주름 문양을 사람의 지문처럼 등록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반려동물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펫나우는 이같은 혁신성을 인정 받아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펫나우는 현재 포스코 IMP 대상으로 선정돼 협력 중이다. 언뜻 보기에 사업 접점이 없어보이는 철강회사 포스코와 IT 기업 펫나우는 어떻게 만났을까. 박현윤 포스코 동반성장그룹 차장과 임준호 펫나우 대표를 직접 만난 들어봤다.

-어떤 전략적 목적으로 펫나우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박현윤 포스코 동반성장그룹 차장(이하 박 차장)=아마 포스코 전략산업과 전략분야와 연계가 있는 아이템이 아닌데 어떻게 펫나우와 협업을 결정하게 됐는지 궁금할 것 같다. 포스코는 창업환경이 열악한 10여년전에 포스코 IMP를 시작했다. 산업기술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생존 자금을 투자하고 최고경영자(CEO) 교육이나 판로개척 지원 등 보육을 진행했다. 포스코는 기업시민으로서 벤처 육성을 강화하고 포스코 IMP는 전략산업에 해당하는 아이템만 선발 투자하는 게 아니라 창업벤처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잠재적인 유니콘 기업을 모집 선발한다고 보면 된다.

22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관에서 열린 '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에 참석한 박현윤 포스코 동반성장그룹 차장이 자사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포스코 IMP'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제공=서울창업허브22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관에서 열린 '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에 참석한 박현윤 포스코 동반성장그룹 차장이 자사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포스코 IMP'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제공=서울창업허브
-기업시민라는 개념이 독특하다. 어떤 내용인지 알려달라.

▶박 차장=기업시민은 포스코라는 기업에 시민이라는 인격을 부여한 개념이다. 성숙한 현대 사회 시민처럼 사회 발전을 위해 공존, 공생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활동 방향 중 하나인 '챌린지 위드 포스코'(Challenge with POSCO)는 벤처 생태계 활성화와 신성장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포스코 벤처플랫폼이다. 창업보육 공간인 체인지업그라운드 서울-포항 구축, 다양한 창업 및 육성 프로그램 운영 그리고 국내 우수 투자사를 활용해 유망분야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포스코는 지역에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력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포스코 미래의 신성장 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


-포스코의 협업 제안 중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임준호 펫나우 대표(이하 임 대표)=현재 우리가 추진 중인 사업은 기존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다. 그러나 혁신기술만 가지고 시장을 만들긴 어렵다. 정부 혹은 대기업 등의 도움이 있어야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포스코와의 협업은 매력적이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협업에 대한 편견이 적어서 좋았다. 대부분 오픈이노베이션의 경우 해당 대기업의 전략사업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로서는 제약이 많다. 그러나 포스코 쪽에서 개방적인 마인드로 접근해 협업을 결정했고, 이후 예상대로 많은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22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관에서 열린 '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에 참석한 임준호 펫나우 대표가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창업허브22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관에서 열린 'Try Everything-오픈이노베이션'에 참석한 임준호 펫나우 대표가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창업허브
-가장 기억나는 몇가지 사례가 있으면 알려달라.

▶임 대표=기억에 남는 게 워낙 많다. 포스코는 IMP라는 조직도 있고, 투자를 하는 포스텍홀딩스도 있다.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들이 연합해 도와해주는게 너무 신기했다.

▶박 차장=포스코 IMP 는 선발후 투자, 보육도 진행하지만 포스코그룹이 가진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지원도 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한 해외진출 지원을 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CES 2023 참가를 지원한다. 그리고 포스코그룹 매체 (포스코투데이, 뉴스룸)를 통해 대내외 홍보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임 대표=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진출 지원 사례다. CES에서 열린 포스코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마지막 세션 연사로 나설 수 있게 도와줬다. 그게 인연이 돼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BBC를 통해 펫나우 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도 가질 수 있었다. 포스코의 글로벌 위력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지원 내용들은 없는지 궁금하다.

▶임 대표=가장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현지법인과 관련된 컨설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변호사 두 명을 전담으로 붙여주고 4~5달 동안 2주에 한번씩 총 10여차례 미국 법인 설립에 대해 다양한 컨설팅을 지원해줬다. 미국에서 법인을 설립하려면 각 주마다 다른 법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데 개인정보보호법부터 동물보호법까지 방대한 내용을 알려줬다.

-포스코IMP 선정기업 수가 늘어나면 관리도 어려울텐데 어떻게 관리하는가.

▶박 차장=포스코는 엑셀러레이터 인 포스텍홀딩스, 투자회사 인 포스코기술투자 뿐만아니라 그룹사별로 기업기민실이 해당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IMP라는 하나의 시작점을 출발해 각 그룹사들이 함께 지원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형태다.

-앞으로 펫나우와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궁금하다.

▶박 차장=포스코는 '어느 단계까지만 지원한다'는 목표는 없다. 스타트업인 펫나우가 필요로 하는 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후기까지 꾸준히 지원하는 게 목표다. 포스코는 성장단계별로 투자가 가능한 벤처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포스텍홀딩스의 IMP 펀드 투자에서 성장펀드, 전략펀드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도 이에 포함된다. 장기적으로는 성공한 펫나우의 DNA가 포스코 벤처생태계의 스타트업들에게 연계되는 선순환 벤처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임 대표=다른 스타트업 대표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보통 오픈이노베이션은 과제 혹은 프로그램 기간 동안만 이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포스코는 달랐다. 기수가 쌓이고 선정기업들이 늘어나도 지원은 계속 됐다. 지난해 초 기수인 저희도 이번에 또 지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임준호 펫나우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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