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주문한 옷 이따 벤츠 타고 온대"…패션도 스피드 전쟁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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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본골프/말본골프


종합 패션쇼핑몰 뿐 아니라 개별 브랜드까지 당일배송을 확대한다.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익숙해지면서 당일배송이 중요한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쇼핑몰 수준의 총알배송으로 자사몰 고객을 키우면 중간 유통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대부분 퀵배송업체와 손잡고 서울, 경기 일부지역에서 당일 배송을 시행하고 있지만 대형사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까지 짓는 등 배송 전쟁에 여념이 없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지난 19일부터 당일·새벽 배송 서비스인 '감탄! 빛배송'을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오전 10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주문한 제품은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받아볼 수 있다. 주 5일(월~금)간 서울, 경기, 인천 일부지역에서 시행하며, 3만원 이상 주문시 배송비 3000원을 내야 한다.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2019년 불매운동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줄였지만 온라인 사업은 강화해 왔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근처 매장에서 2시간 뒤 가져갈 수 있는 게 '매장 픽업'이다. 이를 위해 지정 편의점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스마트픽' 배송 가능 지점도 확대했다. 유니클로 측은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 '감탄! 빛배송'은 서울, 경기도권으로 배송 지역을 한정했다"며 "아직 지역 확대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중 당일 배송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휠라코리아다. 지난해 말부터 당일 배송전문업체 '오늘의 픽업'과 협업해 당일 배송에 나섰다. 평일 오전 11시50분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에 제품이 전달된다. 휠라 패밀리 브랜드 제품 중 '오늘도착' 배너가 표시된 제품이 대상이다. 현재 서울 전 지역 내 배송 가능하며, 향후 서비스 지역을 늘릴 방침이다. 상품의 크기 및 수량에 따라 박스당 5000원의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공식 온라인몰인 SSF샵, 한세실업 계열사의 온라인몰 스타일24도 퀵배송을 이용해 당일 배송을 한다. 스타일24 측은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 증가로 하루 2회 출고에서 3회 출고 및 새벽배송까지 서비스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허브 e비즈/한섬스마트허브 e비즈/한섬
전담 배송 기사를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미국 LA 기반 골프웨어 말본골프는 100만원 이상 구매시 전용 배송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로 당일 배송하는 '말본 익스프레스 서비스(MES)'를 시행 중이다. MES는 4월 골프웨어 업계에서는 최초로 당일배송을 시도했는데 고객 반응이 좋아 최근 MES 운영일을 주 3일(수~금)에서 5일(월~금)로 늘렸다. MES 고객 전용으로 상품도 포장해준다. 말본골프 관계자는 "당일 배송을 이용한 고객 중 10%가 서비스를 2~5회 중복 사용하는 등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지난 6월 약 500억원을 투자해 국내 패션업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다.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설립한 '스마트허브 e비즈'다. 한섬은 이를 활용해 연내 새벽(오전 0시~오전 7시) 주문을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12개층 규모로 3층부터 12층까지 10개 층에는 92만벌을 보관할 수 있다. 온라인 의류 제품의 최대 연간 처리 물동량은 기존 세배 수준인 1100만건이다. 주문 후 제품 준비부터 배송까지 걸리는 물류 처리 시간 역시 기존 평균 41시간보다 9시간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한섬 관계자는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21%로 2019년 대비 두배가 증가했다"며 "인프라를 구축해 패션업계 이커머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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