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정부는 "시장 상황을 종합 감안해 언젠가는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고 추 부총리도 "조급하게 나간 소식"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현금으로 고가 아파트를 산 부자들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지만 '부자들의 낙수효과'를 기대해야 할 때가 조만간 필요한 것처럼 들린다.
미국 국채는 세계 1위 국가인 미국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장한다. 한국 정부가 돈을 빌리려면 이보다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는 한국 정부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 한국 국채와 회사채 금리 상승은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달러값도 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환율 급등은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환율 상승→원자재값 상승→비용 증가→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러값 상승은 이제 시작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 '8분 연설'이후 강한 '매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속으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양적긴축도 진행중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기 위해 푼 유동성(달러)를 줄이고 있다. 연준은 지난 6월부터 한달에 475억달러 규모로 양적긴축을 진행했는데 이달부터는 950억달러로 긴축 정도를 강화했다. 지금까지 달리 연준이 본격적으로 양적긴축을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달러가 사라지니 달러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사실상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만기연장, 상환유예 지원을 받은 금융권 잔액은 1월말 기준으로 133조3000억원에 이른다.
일괄적인 연장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는 △맞춤형 특례자금 지원(41조2000억원) △고금리 대출 대환 프로그램(8조5000억원) △새출발기금(30조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자영업자만을 위한 정책은 아니지만 장기모기지인 안심전환대출도 자영업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연장 불가'를 외쳤던 금융당국이 돌아선 건 정치권의 압박도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가 이제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와 직면하고 있어서다. 부실 폭탄이 터지는 걸 늦추는 것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3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우산까지 뺏으라고 다그칠 금융당국을 생각하기 어렵다.
![[광화문]'낙수효과'까지 필요한 때가 온다](https://thumb.mt.co.kr/06/2022/09/2022092110330370319_1.jpg/dims/optimize/)
자유주의 시장 경제에만 맡겨두기엔 다가올 경제 침체 우려가 너무 크다. 그렇다고 재정을 풀어 해결하려다가는 물가상승만 부추길 뿐이다. 정부가 '돈' 대신 각종 규제를 풀어 경제활력을 불어넣는 방향을 고민중인 건 당연한 수순이다.
누가 뭐라도 해도 정부가 '낙수효과'를 바라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돈과 달러가 많은 부자와 기업과 금융회사가 나설 때도 곧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