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발해 삭제' 中 왜곡 50일 동안 몰랐다…국립중앙박물관 사과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09.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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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용 관장 20일 대국민 사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반도 고대사 연표. 해당 표시 부분이 실제 전시에서 삭제됐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반도 고대사 연표. 해당 표시 부분이 실제 전시에서 삭제됐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한중일 공동기획전시에서 중국 측이 고구려사와 발해가 빠진 한반도 고대사 연표를 전시한 것과 관련해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0일 공식 사과했다. 논란을 빚은 지 일주일 만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보완한다는 입장이다.



윤 관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최근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한국사 연표 임의수정과 관련해 중국측에 항의하고 긴급 연표철거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서 "50여일이나 지나 뒤늦게 인지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많은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중국측의 신뢰만을 믿었던 우리관의 명백한 실수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책임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서 어떠한 질책도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전시 관련 업무 협조체계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윤 관장은 "전시 내용이 당초 합의와 다를 시 전시품을 회수하는 조항을 명확히 담도록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표준 협약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지 공관과 전시 관련 업무 협조체계를 구축해 이러한 사태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고구려와 발해가 삭제된 한국사 연표가 게재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한중일 3국이 협력한 전시에서 국보급 걸작들을 내주면서도 두 달이 지나도록 국립중앙박물관이 자체적으로 역사왜곡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단 비판 여론이 커졌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를 요청했지만 별 다른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연표를 즉각 시정하지 않으면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관람 중단과 전시품도 조기 철수하겠단 입장을 내놓고 양국 간 외교문제로까지 번진 지난 15일에서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해당 연표를 철거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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