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OVAC 2022' 행사 참가자들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SK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찾아온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가치(SV) 플랫폼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SOVAC)이 축제분위기로 개최됐다. 130여곳 파트너 단체, 3000명의 관람객이 모여 SV를 향한 여전히 뜨거운 열망을 고스란히 확인했다.
SOVAC은 최태원 SK 회장 제안으로 2019년 5월 국내 첫 민간 SV 축제로 출범했다. 출범부터 '연결'을 통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대기업인 SK는 SOVAC 출범 초기 사회적 기업과 학계, 시민, 공공기관 사이 든든한 아교 역할을 해 SOVAC이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 회장도 직접 홍보에 나서며 애정을 보였다.
행사장을 찾은 인사들의 다양한 면면들과 참가 사회적 기업의 평가를 종합하면 최 회장의 SOVAC 제안의 목적은 어느정도 달성된 셈이다.
SK의 띄운 축제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LG전자, 롯데케미칼, 포스코,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다른 기업인들은 물론 다양한 공기업, 학계 관계자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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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주제가 '커넥트 포 그로스'(Connect for Growth) 즉, 성장을 위한 연결이었던 만큼 이번 SOVAC은 코로나로 인한 단절 등으로 사회적기업 생태계 내에서 절실히 요구돼 온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돼 관계자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총 11개 세션이 현장에서 진행돼 가는 곳마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우선 개막연설에는 전신 화상을 이겨내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지선 작가(한동대 교수), 청소년 환경교육을 벌여온 비영리재단 '에코맘 코리아' 하지원 대표, 콘텐츠로 도시를 바꾸는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 등이 자신의 경험을 통한 SV 창출 사례를 발표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소풍벤처스, 블루포인트, TBT 등 20여곳의 국내 대표 임팩트 투자 및 ESG 관심 투자자가 참여해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 등의 성장발전을 위한 투자 상담을 진행했고, 중간지원조직들은 다양한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또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전국의 대표적인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제품을 현장에서 소개하고 판매하는 'SOVAC 마켓: 로컬존'도 운영됐다. 에코맘의 산골이유식(경남 하동)과 루트컴퍼니(강원 강릉) 등 19개 기업이 각기 사회적가치를 담은 제품들을 선보였으며 11번가와 SK스토아의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판매도 동시에 진행됐고, 인플루언서들도 마켓 홍보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또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가 '아이들을 위한 행복안전망'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행복얼라이언스도 '연결'을 화두로 현재 112개 기업, 45개 지방정부, 30만명 시민이 협력해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우려아동을 발굴해 지원중인 것은 물론 주거환경 개선, 기초생필품 지원 등 지원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음을 알렸다. 조민영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 본부장은 "앞으로도 행복얼라이언스는 복지사각지대 아동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 수 3300개로 늘어났지만 수익성·고용창출·자본조달 갈 길 멀다
이같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 성장에도 불구하고 SOVAC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판단이다.
조대식 SOVAC 조직위원장 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사진)은 "지난 몇 년 간 사회적 기업 생태계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지속가능 생태계 환경을 위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특히 이 분야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격차가 큼을 지적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 중 93.2%가 순이익을 내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27.8%가 순손실을 내고 있다. 또 영국은 사회적 기업의 고용창출 비중이 전체 고용의 5.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 수준이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영국은 정부지원금 등을 받는 사회적 기업 비중이 7%인데 비해 한국은 40%에 달한다.
조 의장은 "사회적 기업들이 스스로 역량을 키워서 경쟁력 갖춰 나간다면 지속 가능한 질적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사회적 기업은 정부, 대기업,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주체와 협력해야 성장의 가능성이 커지고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조 의장은 "오늘을 계기로 이 자리에서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기여할 부분을 찾고 연결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면 서로간 성장을 촉진하고 나아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만들어가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