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은 비상장기업 합병 소식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투기 수요가 몰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하나금융15호스팩 (2,655원 ▲290 +12.26%) 37.50%, 유안타제7호스팩 (2,340원 ▼105 -4.29%) 28.02% 등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최근 한 달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던 이 스팩들은 합병 기업이 정해졌다. IBKS제12호스팩은 이달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발 전문 패션기업 윙스풋과 합병을 승인했고 다음 달 합병 예정이다. 하나금융15호스팩은 가전·자동차 분야 스틸 전문 기업 신스틸과 오는 11월 합병 예정이다. 유안타제7호스팩은 웹툰서비스업체 핑거스토리와 합병이 결정됐다.
한국거래소·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스팩은 총 24개(19일 기준)로,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스팩은 단 하나도 없다. 삼성스팩6호 주가는 공모가 대비 159% 세자릿수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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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시장 상승세와 IPO 시장 찬바람이 맞물리면서 '초대형 스팩'도 직상장 대안으로 떠올랐다. 수요예측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규모 있는 공모액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하나증권도 공모액 4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25호스팩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삼성증권도 다음 달 공모액 약 300억원 규모 삼성스팩7호 공모주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스팩과 비상장기업이 합병할 때 기관 수요 예측 절차 없이 평가기관의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합병비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공모액 변동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게 스팩의 장점으로 꼽힌다. 투자자도 스팩을 이용하면 비상장기업과 합병 결정 전까지 이자를 받으며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스팩에 투기성 세력이 몰리고 있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 재료 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 합병이 결정되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상장기업의 주주들과 스팩 주주 간 합병비율 결정을 두고 갈등이 빚어질 위험이 있다"며 "또 주식시장에서 가격 형성이 이뤄지는 스팩 특성상 투자자가 높은 가격에 스팩을 매입하고 합병 비율이 스팩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결정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스팩의 절반가량은 합병하지 못하고 청산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스팩은 합병 완료 기한은 상장 후 36개월(3년) 이내로 정해져 있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자동 청산되고 상장 폐지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220개 상장한 스팩 가운데 112개 스팩이 비상장기업을 합병해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성공률은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