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20일 국제연합(UN) 산하 국제기구인 범미보건기구(PAHO)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북서부 투쿠만 주 산미겔 데 투쿠만에서 집단 발병한 괴질의 정체는 레지오넬라균이었던 것으로 이달 초 확인됐다.
이보다 한달 앞선 한국에서도 괴질이 돌기 시작했다. 강남 소재의 클럽을 다녀온 뒤 피가래, 근육통 증상을 보이는 등 몸 상태가 나빠졌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이른바 '강남 역병'에 걸렸다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괴질에 걸린 사람들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게 아닌데도 몸 상태가 나빠졌다는 경험담이 나왔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증상으로 미루어 둘 모두 원인은 레지오넬라균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레지오넬라균에 폐가 감염되는 레지오넬라증을 앓게 되면 이런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에어컨 냉각탑, 자주 쓰지 않는 샤워기나 수도꼭지, 가습기, 온탕 등에서 자란 레지오넬라균이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을 떠다니다가 호흡기로 들어가면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연중 언제든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다행히 일반적으로 사람간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3급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이에 한국에서는 방역당국이 지자체와 함께 역학조사에 나섰고 아르헨티나에서는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함께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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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는 오래 지나지 않아 이 괴질의 정체가 확인됐다. 예상대로 레지오넬라균이었다. 아르헨티나 보건부 산하 미생물 연구기관이 샘플을 받아 분석한 결과 레지오넬라균이 원이이었던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달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가 '강남 역병'과 관련해 언급된 클럽 7곳의 검체 수십 건을 수거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의뢰한 결과 해당 균은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강남 역병'이 원인 규명이 미궁속으로 빠진 가운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이 괴질은 자취를 감췄다. 온라인상에서는 수많은 추측이 나왔다. 일부 클럽에서 환기가 어려운 지하 공간에 뿌린 살균 소독제가 원인일 것이라는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현영 의원은 특정 균의 존재여부만을 확인한 것은 과학적이지 못한 조사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내공기질 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식품접객업 중 유흥주점영업을 현행법 상 실내공기질 관리 적용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이다. 현재 클럽 등은 실내공기질 관리 적용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