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리겠지" 곱버스 탔다가 '-12%'…강달러에 우는 개미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9.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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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내리겠지" 곱버스 탔다가 '-12%'…강달러에 우는 개미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자 달러 인버스(달러 하락에 베팅)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강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인버스 투자에 주의를 당부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5,490원 ▲5 +0.09%) ETF는 최근 한달간 12.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을 6.87%포인트 하회한 수치다. 이 ETF의 연초이후 수익률도 -27.90%에 달한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6,225원 ▼5 -0.08%) ETF(-9.8%),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6,230원 ▼15 -0.24%) ETF(-9.56%)의 1개월 수익률은 -10%를 육박한다.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일별수익률을 마이너스 1배씩,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일별수익률을 마이너스 2배씩 추적한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개인투자자들은 달러의 추세 전환을 기대하고 최근들어 달러선물인버스 ETF를 사모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들어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를 760억원 사들였다. KOSEF 미국달러선물 인버스2X ETF와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의 순매수 금액도 각각 27억원, 21억원에 달한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68억원),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4억원)도 순매수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399원까지 치솟았는데, 당국의 직간접적 개입이 없었다면 1400원선이 깨졌을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두 차례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강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는 근본 원인인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상대적으로 달러를 강하게 만드는 중국·유럽의 경기 부진 현상도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레벨 부담에 따른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겨울철 유로화 약세 심화와 맞물려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연말까지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달러 환율의 기존 연간 상단(1380원)이 돌파된 만큼 1차 저항선은 1420원으로 판단하고 연내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도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미국의 견조한 고용과 소비, 유럽의 부진과 물가를 잡기위한 긴축,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에서 비롯된 엔화 약세, 한국 무역수지 악화 지속 등을 고려해보면 원·달러 환율은 추세적 강세 전환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환율 상단을 14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전망 대비 4분기의 환율 고점 추정을 계속 높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아직은 달러 숏(매도) 전략을 취하긴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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