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수학을 잘 해야만 할 수 있나요?"...다시 뭉친 K-걸스

머니투데이 대전=김훈남 기자 2022.09.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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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걸스데이]

20일 대전 유성구 트위니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여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해 열린 기술체험 프로그램 '2022 K-걸스데이' VIP행사에서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두번째줄 오른쪽 다섯번째), 천영석 트위니 대표(두번째줄 왼쪽 다섯번째),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두번째줄 오른쪽 여섯번째),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 및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20일 대전 유성구 트위니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여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해 열린 기술체험 프로그램 '2022 K-걸스데이' VIP행사에서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두번째줄 오른쪽 다섯번째), 천영석 트위니 대표(두번째줄 왼쪽 다섯번째),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두번째줄 오른쪽 여섯번째),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 및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인공지능(AI) 연구를 하고 싶은 학생입니다. 그런데 수학을 못해요... 꼭 수학을 잘해야만 하나요?"



"여성 엔지니어가 남성 엔지니어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미래 이공계 여성 전문직을 꿈꾸는 고등학생들과 선배 여성 이공계 인재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첫 여성 원장인 민병주 원장을 비롯한 선배들은 앞서 이공계 분야를 개척한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미래 이공계 산업현장 진출을 꿈꾸는 여고생들은 평소 궁금했던 이공계 근무환경 등을 물었다.



여성 기술체험프로그램 K-걸스데이, 3년 만에 대면 행사 재개
20일 대전 유성구 트위니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여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해 열린 기술체험 프로그램 '2022 K-걸스데이' VIP행사에서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20일 대전 유성구 트위니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여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해 열린 기술체험 프로그램 '2022 K-걸스데이' VIP행사에서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산업통상자원부와 KIAT는 20일 오전 대전 유성구 소재 자율주행 물류이송 로봇 전문기업 '트위니' 본사에서 2022 K-걸스데이(K-Girls' Day) VIP 행사를 개최했다. K-걸스데이는 여학생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한 기술체험 프로그램으로, 2014년 처음 열린 이후 올해 9회째를 맞았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메타버스 등 온라인 위주로 진행했으나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대면 행사도 열렸다.

이날 VIP 행사에는 민병주 KIAT 원장과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국장), 주성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성미영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회장,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고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교 1·2학년 학생 12명이 자리를 채웠다. 산업현장 체험을 포함한 VIP 행사 공간을 제공한 트위니는 2015년 8월 설립한 예비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신생 기업) 중 하나로 직원 141명 가운데 25%를 여성 R&D(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민병주 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K-걸스데이 행사는 여학생들이 이공계 학과에 진학하고 산업현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이번 참관을 통해 혁신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보고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건기 국장은 "우리 산업 경쟁력을 생각하면 현장에서의 여성인력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여성의 이공계 진출 등을) 정책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K-걸스데이를 매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K-걸스데이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700여개 현장에서 체험기회를 제공했다"며 "여러 업종에서 다채로운 기술을 체험해 여학생 스스로 이공계 분야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W개발자는 밤샘연구가 일상인가요?"

이날 행사는 천영석 트위니 대표의 자율주행 로봇 기술 특강과 더불어 △여성 선배와의 토크콘서트 △자율주행 기술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여느 등굣길과 마찬가지 차림으로 행사장에 들어와 평소 여성의 이공계 진출에 관련해 궁금했던 점을 포스트잇에 적어 질문판에 붙였다.

질문판에는 △여성 이공계 전문가로 자리잡기까지 어려웠던 점 △남성에 비해 여성이 비정규직·비정년 직종에 많이 임용되는 것에 대한 견해 △남성인력에 비해 여성인력이 갖는 강점 △이공계 선택을 후회했는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필요한 준비 등 다양한 질문들이 올라왔다. 일부 학생은 "수학을 못하는데, 인공지능 연구를 하려면 수학을 잘해야만 하느냐"는 고민을 써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여고생들과 선배들이 함께한 토크콘서트였다. 우리나라 이공계 여성 리더 중 한명인 민병주 원장과 트위니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고 있는 김윤정 팀장이 멘토로,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교의 임수빈양이 학생(멘티) 대표로 한 자리에 앉아 이공계 산업현장에서의 여성인력 진출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민병주 원장은 토크콘서트에서 일본 유학시절 전공 실험 참여를 두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도교수로부터 거절당한 기억과 사회 진출 후 결혼과 출산 과정에서 겪었던 불이익 등의 경험을 진솔하게 전했다. 민 원장은 "이 자리에 계신 여성 과학 단체와 산업부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제도가 많이 개선됐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마련된 제도를 충분히 활용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윤정 팀장은 "여성으로서 차별을 받은 것보다는 공기업 여성 채용우대 정책이나 대기업의 취업제안 등 이득을 본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며 "사회진출이 어렵거나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에서 살면서 여자(개발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스스로 성장해서 실력을 인정받는 개발자, 사회인이 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천영석 트위니 대표,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생들 및 주요 참석자들이 20일 대전 유성구 트위니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여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해 열린 기술체험 프로그램 '2022 K-걸스데이' VIP행사에서 자율주행로봇 '따르고'의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천영석 트위니 대표,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생들 및 주요 참석자들이 20일 대전 유성구 트위니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여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과 산업현장 진출을 위해 열린 기술체험 프로그램 '2022 K-걸스데이' VIP행사에서 자율주행로봇 '따르고'의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토크콘서트를 마친 참가자들은 곧바로 트위니가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기술체험에 나섰다. 3D(3차원) 라이다 기술을 통해 사람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 '나르고60'에 대한 설명을 듣고 로봇이 좁은 회사 복도와 사무실을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또 학생들은 민병주 원장과 함께 사람을 따라다니도록 설계된 자율주행 로봇 '따르고100'을 직접 조작해 봤다. 시연 의사를 물어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학생들은 하나둘 손을 들었고, 몇몇 학생은 "자율주행 로봇인데 경사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한 학생은 로봇의 한계를 시험하듯 뜀박질로 시연에 참가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2학년생인 임수빈양은 "평소 직접 만나보기 어려웠던 민병주 원장님이나 김윤정 팀장님 같은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가 제일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직접 접해보고 시연해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다른 학생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이번 행사같은 오프라인 행사가 적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산업부 주최, KIAT 주관, 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열리는 '2022 K-걸스데이'는 다음달 14일까지 진행되는 전국 31개 이공계 산업현장의 오프라인 탐방과 11월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ZEP'를 통한 온라인 행사로 구성됐다.

오프라인 참여행사는 △삼성이노베이션 뮤지엄투어 및 체험 실습(삼성전자) △건설기계 VR시뮬레이터 조종체험(빅픽쳐스) △항공드론체험(경기드론교육센터) △AI 솔루션 제작(딥엑스알랩) 등 각 현장의 특성이 담긴 기술체험과 멘토링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행사는 최대 5만명까지 동시접속가능한 ZEP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기업부스를 상시 체험과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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