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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래서 인플레법 강행했나…미국산 전기차 호적수, '한국산'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2.09.20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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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 오토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와 충전소의 미국 생산을 강조하고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장담하며 자동차 노조의 지지를 호소했다. 2022.09.15.[디트로이트=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 오토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와 충전소의 미국 생산을 강조하고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장담하며 자동차 노조의 지지를 호소했다. 2022.09.15.




올해 1~7월 미국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 최다 판매 모델 10개 차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미국산 전기차의 유일한 호적수는 한국산 전기차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등 혜택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강행한 배경이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미국 자동차 통계업체 엑스페리안에 따르면 전기차 중 올해 7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모델(등록 기준)은 테슬라의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Y였다. 테슬라 모델3가 10만8809대를 판매해 2위, 포드 머스탱 마하E가 2만2525대를 판매해 3위를 기록했다. 4위와 5위 역시 테슬라 차량이 차지했다.

바이든, 이래서 인플레법 강행했나…미국산 전기차 호적수, '한국산'


6위부턴 현대차그룹 차량이 등장한다. 6위는 현대차 아이오닉5로 1만5322대를 판매했고 7위 기아 EV6는 1만3862대를 팔았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차량이 아닌 기아 니로도 7116대 판매돼 10위를 기록했다.

최다 판매 모델 상위 10개 차종 중 6종이 미국산 브랜드 제품이다. 테슬라, 포드, 쉐보레(GM) 등이다. 미국산 전기차의 독주를 사실상 현대차 등 한국산 전기차가 홀로 막아서는 상황이다. 닛산이 8311대로 8위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70%)에 이어 점유율 2위(9%)를 차지했다.

유럽산 전기차는 미국산을 전혀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7065대만 판매했다. 포르쉐는 19% 줄어든 4917대, 재규어는 65% 감소한 279대만 팔았다.

현대차그룹의 선전에 대해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는 "현대차가 테슬라의 전기차 주도권을 서서히 깎아내고 있다(chip away)"라고 평가했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 연말 미국 전기차 시장의 테슬라 점유율은 4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바이든, 중간선거 승리 위해 IRA 강행…美 조지아주 "인플레 감축법, 한국산 전기차 차별말아야"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가 미국 유력 자동차 평가 전문 웹사이트인 '카즈닷컴'이 발표한 '최고의 가족용 전기차'에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카즈닷컴은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수납공간 등을 아이오닉5 선정 이유로 꼽았다. 카즈닷컴은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실내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데, 아이오닉5가 이를 가장 잘 대변한다"며 "아이오닉5의 외관 크기는 소형SUV 수준이지만, 내부는 훨씬 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짐을 운반하기 위한 유연성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제공) 2022.3.31/뉴스1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가 미국 유력 자동차 평가 전문 웹사이트인 '카즈닷컴'이 발표한 '최고의 가족용 전기차'에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카즈닷컴은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수납공간 등을 아이오닉5 선정 이유로 꼽았다. 카즈닷컴은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실내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데, 아이오닉5가 이를 가장 잘 대변한다"며 "아이오닉5의 외관 크기는 소형SUV 수준이지만, 내부는 훨씬 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짐을 운반하기 위한 유연성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제공) 2022.3.31/뉴스1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현대차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정치·산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바이든 대통령이 IRA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IRA는 지난달 중순에 발효됐는데, 그 직전달까지 사실상 현대차그룹만 미국산 전기차의 대항마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IRA는 북미 지역이거나,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국가의 광물과 부품으로 만든 배터리를 부착한 전기차에만 세금 면제 혜택(보조금)을 주기로 규정한다. 최종 전기차 조립도 미국에서 진행해야 총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명확한 기준 없이 애매한 조항으로 만든 IRA가 즉각 발효되자 정치권을 비롯해 미국 완성차 회사까지도 반발했다. GM·토요타·폭스바겐그룹 등을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는 성명을 통해 "불행히도 전기차(EV) 세금 공제 요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차량은 즉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AAI 측은 "중요한 시기에 기회를 놓쳤다. 시장에서 새 차량을 구입한 고객을 실망시키는 변화"라며 "2030년까지 전기 자동차 판매를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와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협약식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에 총 6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현대차그룹 제공) 2022.5.21/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와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협약식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에 총 6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현대차그룹 제공) 2022.5.21/뉴스1
지난 14일(현지시간) 현대차 전기차 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조지아주에서도 비판 성명을 냈다.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 대변인은 "우리는 조지아주 일자리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연방정부 차원에서 법을 개정하도록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주지사 외에 버디 카터 하원의원, 래피얼 워녹·존 오소프 상원의원 등도 "인플레 감축법이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카터 하원의원은 현대차 공장 건설을 거론 "조지아주에 대한 최대 투자를 위태롭게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현대차는 신규 공장 착공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정치적인 계산하에서 IRA를 강행한만큼,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한국 정부가 미국에 예외·특례 조항을 만들어서 국내 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끔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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