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짱구→디지몬→?…'노노재팬' 끝난 식품업계, 화제성 계속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2.09.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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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SPC삼립의 포켓몬빵, 롯데제과의 디지몬빵, 삼양식품의 짱구./사진=각 사사진 왼쪽부터 SPC삼립의 포켓몬빵, 롯데제과의 디지몬빵, 삼양식품의 짱구./사진=각 사


일본 캐릭터를 사용한 국내 식품업계 제품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켓몬에 이어 짱구, 디지몬까지 인기가 이어지면서 일본 불매 운동인 '노노재팬'이 끝났다는 평가다.

19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시된 포켓몬빵의 누적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8000만봉에 달한다. 포켓몬빵은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의 캐릭터를 사용했다. 유명 캐릭터인 피카츄, 파이리, 꼬부기, 고오스 등을 사용한 패키지와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동봉돼 인기를 끌었다. 빵마다 들어있는 무작위의 스티커를 수집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즌4까지 출시됐다.



삼양식품도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를 활용한 과자 판매에 동참했다. 같은 이름의 짱구 과자에 캐릭터를 접목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581만개가 판매됐는데 세계여행, 직업여행, 짱구와 친구들 등을 테마로 한 띠부띠부씰의 역할이 컸다. 삼양식품 내부에서 스낵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화제성으로 주목 받으면서 판매처가 늘어나고 공장 가동을 확대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도 지난달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 속 디지몬 캐릭터를 활용한 디지몬빵을 출시했다. 출시 초기 일주일 동안 판매량은 25만개, 이날 기준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에 달한다. 디지몬빵은 4종에 182종의 띠부띠부씰이 무작위로 들어있다. 현재는 포켓몬빵처럼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판매처인 세븐일레븐의 빵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데 지난달 24~30일 일주일간 세븐일레븐 전체 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기지만 품귀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포켓몬빵과 디지몬빵을 찾는 '탑차런(탑차가 오는 시간에 맞춰 매장을 방문하는 것)'을 하는 고객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스티커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수집 열풍도 지속되는 중이다. 편의점 자체 제품 인기도 크게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이달 1~14일 짱구키링젤리, 포켓몬키링젤리 등의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314.4% 늘었다고 밝혔다. CU는 일본 만화 '개구리 중사 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케로로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 캐릭터 라이선스를 사용한 식품업계 제품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일본 불매 운동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SPC삼립, 삼양식품, 롯데제과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용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일본 기업에 캐릭터 사용료가 지불되는 셈이다. 게다가 빵에만 사용됐던 캐릭터가 떡, 아이스크림, 젤리, 사탕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지불된 비용은 더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 판매량이 늘고 일본 의류 브랜드마저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예전처럼 '일본 제품은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 심리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며 "예전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여러 협업을 기획할 수 있게 됐고 소비자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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