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SPC삼립의 포켓몬빵, 롯데제과의 디지몬빵, 삼양식품의 짱구./사진=각 사
19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시된 포켓몬빵의 누적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8000만봉에 달한다. 포켓몬빵은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의 캐릭터를 사용했다. 유명 캐릭터인 피카츄, 파이리, 꼬부기, 고오스 등을 사용한 패키지와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동봉돼 인기를 끌었다. 빵마다 들어있는 무작위의 스티커를 수집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즌4까지 출시됐다.
롯데제과도 지난달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 속 디지몬 캐릭터를 활용한 디지몬빵을 출시했다. 출시 초기 일주일 동안 판매량은 25만개, 이날 기준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에 달한다. 디지몬빵은 4종에 182종의 띠부띠부씰이 무작위로 들어있다. 현재는 포켓몬빵처럼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판매처인 세븐일레븐의 빵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데 지난달 24~30일 일주일간 세븐일레븐 전체 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상승한 수준이다.
이처럼 일본 캐릭터 라이선스를 사용한 식품업계 제품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일본 불매 운동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SPC삼립, 삼양식품, 롯데제과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용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일본 기업에 캐릭터 사용료가 지불되는 셈이다. 게다가 빵에만 사용됐던 캐릭터가 떡, 아이스크림, 젤리, 사탕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지불된 비용은 더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 판매량이 늘고 일본 의류 브랜드마저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예전처럼 '일본 제품은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 심리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며 "예전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여러 협업을 기획할 수 있게 됐고 소비자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