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 펄프 가격은 톤당 103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톤당 940달러 이후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펄프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상승 중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수요보단 공급측 불안정성이 커 펄프 가격이 뛰었다"며 "중간 유통상들의 사재기로 가격 교란이 발생한 것도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한솔제지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50% 증가한 5729억원, 영업이익은 134% 늘어난 614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뛰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20.28% 떨어진 반면 한솔제지 주가는 21.1% 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펄프 생산업체 무림P&P(16일 종가 5280원)의 목표주가를 8500원, 상승여력을 76.2%로 제시했다. 통상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가 상승여력을 20~30% 수준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된다. 박 연구원은 "펄프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웃돌면 펄프 부문 흑자가 나고 동시에 인쇄용지 부문 수익성도 확대되는 구조"라며 "인쇄용지 판매가에서 펄프 원료가 되는 우드칩을 뺀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펄프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모든 종이·제지업체 주가가 상승하는 건 아니다. 제지는 인쇄·산업·위생 용지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펄프 가격 영향을 받는 건 인쇄·위생용지다. 인쇄·위생용지 제품 제작에 펄프가 많이 쓰이지만 산업용지는 폐신문지, 폐골판지 등이 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