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준 룰루랩 대표. /사진=룰루랩
본격적인 사업을 육성을 위해 2017년 독립했지만, 디지털헬스케어 비즈니스에 바로 나서기엔 당시 시장 인식과 규제 허들이 녹록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뷰티 분야는 굵직한 기업들이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수천억을 투자하는 등 피부분석에 대한 명확한 수요가 존재했다. 이에 뷰티 솔루션을 먼저 공략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삼고, 향후 치료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실제로 뷰티 AI시장은 지난해 약 3조4600억원에서 2030년 17조4600억원으로 연평균 20%의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룰루랩 '루미니'는 피부를 스캔해 현재 상태와 그에 맞는 화장품까지 추천하는 인공지능(AI) 피부 분석 솔루션이다. /자료=룰루랩
이달 회사가 론칭한 '루미니SDK'는 그 선봉에 설 예정이다. 회사의 첫 모바일 버전 솔루션인 루미니SDK는 기업향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제품(하드웨어)가 설치된 공간에서만 분석이 가능했던 기존 솔루션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 차별점이다. 이미 글로별 대형 뷰티 및 리테일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고객사 목록은 글로벌 론칭이 본격화 되는 오는 4분기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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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및 리테일 기업들이 제공하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캐이선(App) 등에 루미니SDK를 탑재해 피부 분석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 룰루랩 입장에선 고객사를 통해 보다 빠른 피부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 전세계에서 수집한 피부데이터가 100만건 정도로 경쟁사의 10배 수준"이라며 "루미니SDK의 론칭으로 수집 속도는 몇십배 빨라질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핵심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년 뒤 1억건 수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루미니SDK 매출이 본격화 되는 내년 200억원 규모 매출액 달성 이후, 오는 2024년 상반기 기술특례로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상태다. 최 대표는 "상장 단계 기술 경쟁력 부각을 위한 특허와 논문 등은 이미 준비 단계에 있다"며 "최근 시장 흐름이 기술 베이스 기업이라해도 결국 매출 분야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데, 루미니SDK를 통해 목표한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집된 피부데이터를 활용해 궁극적 목표인 치료 솔루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뷰티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여성에게 많이 발현되는 저혈압 분야가 표적 적응증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에 선정, '기립성 또는 식후 유발성 저혈압에 대한 디지털치료기기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5년 디지털 의료기기 인증 획득이 목표다. 아토피와 건선 등 피부질환으로 영역 확대에 나선다.
그는 "고혈압은 치료제를 복용해 해결이 가능하지만 저혈압은 생활습관 등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는 결국 수집된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며 "루미니 솔루션을 통해 축적한 피부데이터 등으로 단순 화장품 추천을 넘어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생활패턴까지 관리하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하노의의과대학과 피부질환 AI 분석 솔루션 개발에 관한 공동 연구 및 현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룰루랩 기술력으로 하노이의대가 보유한 현지 피부질환 데이터를 분석, 정밀 진단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궁극적으로 뷰티에서 의료기관으로 넘어가는 피부 관리 수요와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 다지기다.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은 해외를 시작으로 국내를 비롯한 해외 주요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회사의 목표는 처음부터 삶의 질 개선이었고, 이를 위해 피부데이터라는 바이오마커를 통해 질병 조기 진단 하는게 궁긍적 목표"라며 "치료제는 고통을 줄이거나 생존을 연장하는데 그치지만, 질병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것이 진짜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