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WKBL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의 지명을 받은 뒤 부모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키아나 스미스(가운데). /사진=WKBL
여자 프로농구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키아나 스미스(23)가 한국말로 직접 전한 첫인사였다. 통역이 함께 단상에 올랐는데도 직접 준비한 한국어 소감으로 WKBL 입성 소감을 밝힌 것이다.
그는 지난 2017년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전미 우수고교농구선수)에 선정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올해 4월엔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LA 스파크스 지명을 받아 11경기에 출전했다. 현역 WNBA 선수인 그의 WKBL 드래프트 지원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고, 1순위 지명권을 이미 확보한 삼성생명의 지명 역시 기정사실이었다.
소감을 밝히기 위해 스미스도 통역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WKBL 입성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오른 자리였다. 그런데 통역사는 "선수가 직접 한국말로 소감을 밝힐 것"이라며 마이크를 넘겼다. 줄곧 미국에서만 생활했던 스미스의 깜짝 선택이었다.
1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WKBL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의 지명을 받은 뒤 한국말로 소감을 밝히고 있는 키아나 스미스. /사진=WKBL
아직 익숙하지는 않은 탓에 적어 온 소감을 애써 읽어 내려가는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키아나는 마지막까지 자신이 직접 준비한 한국말 소감을 전해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에서의 첫 공식 석상에 올라 밝힌 소감이었다.
드래프트 행사가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그래도 통역을 거쳐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WNBA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은 해외에서 뛴다. 유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는데, 하프 코리안인 만큼 한국과 인연이 깊어 어머니의 나라에 오게 됐다"며 "한국에 오게 돼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잘 알고 가까워질 수 있게 됐다. 삼촌도 오랜만에 만났고, 한 번도 못 봤던 가족들도 보게 돼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슈팅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농구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농구 IQ도 높고, 경기를 보는 눈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강점을 소개했다. 실제 지명식에 앞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도 스미스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드리블 실력은 물론 스스로도 강점으로 밝혔던 외곽포도 정확했다. 트라이아웃이 진행되는 동안 현란한 드리블이나 3점슛이 터질 때마다 현장이 술렁일 정도였다.
스미스는 "오늘 처음 뛰어본 한국 농구는 미국과는 스타일이 달랐다"면서도 "굉장히 즐거웠다. 정규시즌에 한국 선수들과 같이 뛰는 것도 기대가 된다"며 "선수라면 챔피언을 노리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처음이지만 꿈을 크게 가지고 챔피언에 도전하고 싶다. 내가 가진 능력을 보여드리면서, 또 그 안에서 성장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키아나 스미스가 1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WKBL 신입 선수 선발회 트라이아웃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