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제약과 조 명예회장 일가(이하 하나제약 측)는 지난해 초 삼진제약 지분을 보유하고, 또 주요주주에 등극한 사실을 처음 알렸다. 국내에서는 '5%룰'에 따라 상장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이들에게 보고의무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당시 하나제약 일가 측의 삼진제약 지분율은 6.52%였다. 투자 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이후 하나제약 측은 삼진제약 지분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삼진제약 지분율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2021년 말 7.07%, 2022년 3월 말 7.77%, 2022년 6월 말 11.27%에 이어 현재 12.37% 순이다. 특히 올 3분기 중에는 조 명예회장이 지난 7~8월 5차례에 걸쳐 보유하던 삼진제약 지분(0.69%)을 모두 매도했음에도, 하나제약과 조 이사 등이 늘리면서 지분이 확대됐다.
이중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 측 우호주주로 분류된다. 최근 삼진제약 자사주를 확보해 주주가 됐다. 자사주를 제3자에 매각하는 것은 경영권 방어 대표전략으로 꼽힌다. 의결권이 부활해서다. 즉 조 회장과 최 회장 일가, 아리바이오, 우리사주 등 삼진제약 측으로 분류되는 지분을 모두 합산하면 하나제약 측과 지분 격차가 2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물론 변수는 있다. 조 회장과 최 회장 일가 간 공동 경영 전선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다. 삼진제약은 조 회장, 최 회장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 현재 자녀들이 모두 경영에 참여 중이다. 현재 대표직은 전문경영인인 최용주 사장이 맡고있다.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부사장은 경영관리, 차남 조규형 전무는 영업, 최 회장의 장녀 최지현 부사장은 마케팅, 차녀 최지선 전무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이다. 이들은 그동안 부사장, 전무 등 승진 보폭을 맞춰왔다. 두 회장이 81세 고령인 만큼 삼진제약도 조만간 2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하나제약이 삼진제약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은 단순 투자는 아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나제약 측은 "삼진제약 지분 매입은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