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한 인근 지방천의 범람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 제철소 일부 시설이 침수됐으며 정전으로 생산시설이 가동 중단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조강 능력 기준으로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 부분의 20%를 차지한다. 49년만에 가동이 중단된 고로(용광로) 3기는 빠른 복구로 재가동에 돌입했지만 압연·열연·냉연 과정을 거쳐 상품화하는 제품 생산 공정은 현재도 침수 상태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방산업으로 조선·자동차·기계 산업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며 "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재고 물량이 있어 당장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공장 가동 정상화에 시간 걸리고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부 제품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돼 단기간에 수입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는 스테인레스 열연 강판, 전기 강판, 선재 등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가전제품, 모터 등에 들어가는 철강 제품 생산과 수급 문제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TF 등을 통해 피해 복구를 총력지원하고 우리 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차관은 관련 업계가 피해 복구과정에서 애로사항으로 건의한 주 52시간제 일시적 해제와 관련해서는 "복구 현장에서는 주 52시간을 지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련 법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예외규정으로 허용되는 것이라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은 현장 복구상황과 수급 영향 등을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정부 지원 필요 사항과 수급 동향 등을 파악한다. 특히 역대급 위력의 태풍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업계의 태풍 대비에 미비점은 없었는지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장 차관은 "철강을 비롯 많은 관련 산업들이 50년 이상 된 노후설비를 중심으로 가동되는 만큼 이번 피해를 반면교사 삼아 산업계의 재난경고시스템의 보완, 필요사항 등을 점검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이번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중점적으로 한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