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주유소 부근에서 기름을 사려는 오토릭샤 운전자들이 길게 줄 서 있다. /ⓒ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자료를 인용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현재 외환보유액으로 수입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기간은 약 7개월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2년 전인 지난 2020년8월 16개월, 올 초 10개월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신흥국들의 통화 방어력이 약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외환보유고 총액이 올 상반기(1~6월) 3790억달러(521조원) 감소했다고 짚었다. JP모건은 중동 석유 수출국과 중국 등을 제외한 주요 신흥국들의 외환보유고 감소액이 2008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봤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33.56포인트(1.39%) 하락한 2376.46, 코스닥은 11.27포인트(1.45%) 하락한 768.19로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2.5원 오른 1384.2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2022.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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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앞으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둔화는 신흥국 통화의 추가 약세를 의미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하우너는 "식량이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 입장에선 자국 통화 약세가 매우 치명적"이라며 "수입 물가가 높아지는 것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스리랑카에 이어 다른 신흥국 상황도 여의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미즈호은행 싱가포르 지사의 경제전략 책임자인 비슈누 바라탄은 "현재 태국과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1년 전 상황과 비교해볼 때 매우 심상찮은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