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살리니…더 멀리 뛰는 주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9.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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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살리니…더 멀리 뛰는 주가


수명이 다한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미래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중이다. 대표적인 폐배터리 재활용주(株) 새빗켐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2배 이상 뛰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빗켐의 지난 8일 종가는 15만69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8일 종가(7만4000원) 대비 112.03% 상승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주인 성일하이텍은 같은 기간 70.27% 올랐다. 코스모화학은 53.33%, 하나기술은 31.85%, 고려아연은 19.19%, 에코프로는 8.53% 각각 상승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POSCO홀딩스, GS건설, 고려아연 등 대기업들도 새롭게 관련 투자를 시작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기업들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폐배터리 내 주요 금속을 추출해 신규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잔존수명이 80% 이하로 감소하면 주행거리 감소, 충전 속도 저하, 급속 방전 위험 문제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하다. 전기차가 증가할수록 폐배터리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태동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대략 8~10년으로, 전기차 시장과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그만큼의 시차를 두고 형성된다. 2013년부터 테슬라의 '모델 S'를 시작으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한 만큼 올해가 태동기라는 분석이다.

박진형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용 폐배터리 시장은 2020년 4000억원에서 2040년 8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산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폐배터리 산업은 그 어느 시장보다 크게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본격 성장할 2025년경까지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리사이클링 업체는 한국의 성일하이텍, 중국의 거린메이(GEM), 화유코발트, 닝보브룬프(CATA 자회사), 벨기에의 유미코어 등 다섯 곳이다. 박 연구원은 "성일하이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괄 공정을 보유한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 업체"라며 "배터리 소재회수 기술, 글로벌 고객사 확보, 시장 선점 등의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 폐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재활용업체인 새빗켐도 관련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폐배터리 재활용이 68%, 폐산 재활용 사업이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빗켐은 한국전구체주식회사와 2024년부터 10년간 구속력 있는 전구체 복합액 납품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며 "이를 통해 매년 약 4만대 분량 전기차 배터리 전구체 복합액 물량 공급이 가능하고 이는 연간 매출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스모화학, 고려아연, 하나기술, 에코프로 등도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주로 꼽힌다. 다만 아직 산업이 초기인 만큼 선택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바스켓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원은 "이미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춘 업체들뿐 아니라 사업 초기에 있거나 신규 진입하는 경쟁사도 주목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기존 설비가 있어 신규 투자비 부담이 낮고, 이미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의 주가 흐름이 좋다"고 했다. 이어 "POSCO홀딩스, 성일하이텍, 하나기술을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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