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시장 수요 절벽을 돌파할 대안인 데다 막강한 가격경쟁력으로 보급형 TV사업을 펼쳐온 중국 업체들이 이젠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우리 뒤를 바짝 쫓고 있어서다.
마이크로LED는 머리카락 두께(평균 100㎛)보다 작은 10~5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매우 작은 LED를 광원으로 쓴다. 초고화질 8K(7680×4320 해상도) TV의 경우 마이크로LED가 약 1억개 이상 필요하다. 이를 일일이 디스플레이 패널로 옮겨 심다 보면 패널 군데군데에서 불량 화소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마이크로 LED 불량률을 낮추면 두세번 작업할 일이 한 번으로 줄게 돼 결과적으로 생산원가도 대폭 낮출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일관된 품질과 시장 선점 기회까지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천기술은 김재호 아주대 교수가 약 10년간 연구해온 나노입자 정렬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서랍 속에 묵힐 뻔했지만 정부가 새롭게 마련한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R&D' 사업을 만나 빛을 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84억원 규모의 후속 R&D를 지원받았다. 액수로 볼 때 적잖은 규모이나 기술이전·사업화를 위해선 이 이상의 투자가 들어갈 때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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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후속 R&D가 지원되면 당장 우리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적지 않다. 국가 R&D(연구·개발) 사업 대부분이 기술성숙도(TRL) 5~6단계, 즉 시제품·시작품 제작 단계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최근 아주대와 같은 성공사례를 더 많이 도출하기 위한 '갭 펀딩'(Gap funding)을 늘리자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투자 여력이 약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엄격한 평가를 거쳐 TRL 단계를 9단계(사업화)까지 끌어올리는 후속 R&D를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은 "부처 별로 운영되고 있는 갭 펀딩 프로그램을 통합해 범부처 차원의 '국가 R&D TRL 부스터 프로그램'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아주대 사례에서 파급효과를 입증한 만큼, 앞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이전·사업화 정책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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