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매수인 줄 알았더니…'3배 ETF' 잭팟 터지나[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9.1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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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무모한 매수인 줄 알았더니…'3배 ETF' 잭팟 터지나[서학픽]


서학개미들이 족집게처럼 미국 증시 반등을 예측했다. 지난주 상승에 앞서 숏(매도) 포지션은 청산하고 기술주와 반도체주 상승시 3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은 대거 매수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4거래일간(9월5일은 노동절 휴장) 미국 증시에서 1억3268만달러의 순매수를 보였다. (결제일 기준 9월5~9일)



직전 5거래일(8월24~30일) 동안 1억5177만달러를 순매수한데 이어 2주 연속 대규모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2주일 이상 순매수는 지난 6월8~14일 이후 12주일만에 처음이다.

흥미로운 점은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총 2억8445달러를 순매수한 지난 8월24일~9월6일은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은 시기란 점이다.



이 기간은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8월26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상보다 강한 매파적 메시지를 던지며 S&P500지수가 5.3% 하락한 때였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6.7% 떨어졌다.

특히 지난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4거래일 동안은 미국 증시가 9월1일 하루만 강보합 마감했을 뿐 나머지 3거래일에는 하락했다.

하지만 직전 5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로 돌아섰던 서학개미들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쇼크'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데도 과감하게 순매수를 이어갔다.


올 여름 랠리를 놓친 서학개미들이 증시가 바닥을 지났다고 확신하고 두려움을 이기고 매수를 고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이같은 용감한 매수는 보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9일 3거래일 연속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4.1% 반등했고 나스닥지수는 4.9% 올랐다.

무모한 매수인 줄 알았더니…'3배 ETF' 잭팟 터지나[서학픽]
서학개미들의 과감성은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에서도 드러난다. 나스닥지수가 6.7% 하락한 지난 8월24일부터 9월6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2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ETF다. 각각 나스닥100지수와 ICE 반도체지수가 오르는 날엔 상승률의 3배 수익을 얻지만 떨어지는 날엔 3배 손실을 입는다.

서학개미들이 TQQQ를 1억6950만달러 순매수한 지난 8월24일부터 9월6일까지 TQQQ는 19.7% 폭락했다. 하지만 9월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14.5% 폭등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29일부터 TQQQ를 매수했다면 수익이 난 상태다.

같은 기간에 서학개미들은 SOXL을 1억4989만달러 순매수했고 이 동안 SOXL은 28.3% 추락했다. 이후 9월7일부터 9일까지 17.9% 급등했다. SOXL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30일 이후 매수한 경우 수익률이 플러스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4거래일만 놓고 보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OXL로 763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TQQQ로 6761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비슷한 맥락으로 빅테크를 비롯한 15개 혁신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마이크로섹터즈 팡 이노베이션 레버리지 3배 ETN(BULZ)과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쫓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S&P500 ETF(UPRO)도 각각 806만달러와 636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8월30일까지 5주일간 줄기차게 매도했던 애플에 대해 2571만달러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띈다.

지난 8월30일까지 일주일간 소폭 순매수했던 엔비디아는 악재가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고 판단했는지 지난 9월6일까지 일주일간은 2571만달러를 사들이며 순매수 규모를 늘렸다. 엔비디아는 실적 부진과 미국 정부의 AI(인공지능) 칩 중국 수출 규제로 주가가 추락했었다.

반대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엔 채권 펀드도 4개가 담겨 현재 장세에 대한 조심스러운 심리도 드러냈다.

다만 서학개미들이 678만달러를 사들인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는 바클레이즈 캐피탈 만기 20년 이상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되 오를 때 더 오르고 떨어질 때 더 떨어지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무모한 매수인 줄 알았더니…'3배 ETF' 잭팟 터지나[서학픽]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를 낙관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술주와 반도체주 하락시 이득을 얻는 레버리지 상품을 순매도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나스닥100지수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각각 2178만달러와 1731만달러 순매도했다.

주가 하락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 CBOE(시카고 옵션거래소) VIX(변동성지수)의 단기 선물 움직임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단기 선물 ETF(UVXY)도 352만달러 순매도해 조정이 마무리 국면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개별 종목으로는 알파벳 클래스A와 테슬라, 리비안 오토모티브, 메타 플랫폼에 대해 소폭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지난 9월2일 270.21달러로 마감하며 3대 1 주식 분할 전 기준 800달러가 깨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6일부터 4거래일간 10.9% 급등했다. 지난 9일 종가는 299.68달러로 주식 분할 전 900달러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무모한 매수인 줄 알았더니…'3배 ETF' 잭팟 터지나[서학픽]
이번주 미국 증시가 강세 기조를 이어갈지는 오는 13일에 발표되는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달려 있다.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지난 8월 CPI 상승률은 전달 대비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큰 폭으로 내려왔는지와 변동성이 큰 유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의 동향이다.

지난 8월 CPI 상승률은 8.0%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7월 8.5%에 비해 낮아진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혹시라도 CPI 상승률이 7%대로 하락했다면 증시가 크게 환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예상 수준이거나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도 있다.

근원 CPI는 원자재와 농산물 공급 문제를 제외한 미국 경제의 본질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난 8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6.0%로 전달의 5.9%보다 오히려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임대료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동력 공급이 여전히 빠듯해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롭 덴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제 문제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에서) 서비스 물가로 옮겨가고 있다"며 "서비스 물가는 인건비 인상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나 연준이나 지난 8월 CPI가 전반적으로 크게 나아졌다고 느끼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8월 CPI는 이달보다는 오는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 인사들은 9월 FOMC에서 금리를 또 다시 0.75%포인트 인상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월 FOMC는 오는 20~21일 열리며 이번주부터 연준 인사들의 외부 연설이나 인터뷰는 금지된다. 10월엔 FOMC를 건너뛰고 다음 일정은 11월 1~2일이다.

무모한 매수인 줄 알았더니…'3배 ETF' 잭팟 터지나[서학픽]
미국 증시가 지난주 3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6월16일에 기록한 올들어 최저치가 이번 침체장의 바닥이었을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6월16일이 바닥이었다면 미국 증시는 이미 침체장을 끝내고 새로운 강세장에 접어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오펜하이머의 기술적 애널리스트인 아리 왈드는 CNBC에 S&P500지수가 지난주 4030이었던 5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섰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4275인 200일 이동평균선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침체장과 강세장을 가르는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S&P500지수는 지난 8월16일까지 두달간 이어진 서머(여름) 랠리에서 200일 이동평균선을 아깝게 넘지 못했다.

왈드는 "지금 증시는 바닥을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S&P5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가면 46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9월은 미국 증시에서 수익률이 가장 나쁜 달이었다며 "향후 수주일간 이어질 증시의 계절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초까지는 계절적 요인으로 약세 기조를 이어가다 10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만 증시가 지난 8월 중순부터 조정을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9월의 증시 부진 효과가 반달 정도 앞서 나타난 만큼 반달 정도 앞선 9월 중순에 끝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의견이 맞다면 미국 증시는 이미 지난주 조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13일 긍정적인 CPI를 발판으로 상승세를 재개할 수도 있다. 결국 오는 13일 CPI가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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