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英여왕 서거, 아일랜드는 '축제 분위기' 왜?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2.09.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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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소식에 많은 나라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800년 가까이 영국의 식민지로 있던 아일랜드는 축제 열기를 띠고 있다.

9일 아일랜드 실시간 트위터에선 'HERE WE GO' 해시태그가 유행 중이다. 각종 계정에는 아일랜드인들이 도로 위에서 경적을 울리며 깃발을 흔들고, 박수치는 등 마치 축제를 즐기는 듯한 영상이 올라왔다.



아일랜드와 스웨덴의 축구 경기가 열린 더블린 탈르흐트 경기장에서도 아일랜드인들dms "Lizzy in a box"(엘리자베스가 죽었다)고 외쳣다.

아일랜드인의 이같은 반응은 과거 영국과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1171년 헨리 2세의 침공으로 아일랜드는 영국 식민지가 됐다. 아일랜드와 영국의 악연은 헨리 8세부터 시작된다. 당시 성공회의 수장이었던 헨리 8세는 아일랜드 왕으로 올라 가톨릭을 차별하고 탄압했다.



18세기에는 영국인과 스코틀랜드인이 북아일랜드로 이주했고, 영국인은 이들에게 막대한 토지를 분배하는 반면 대부분의 아일랜드인을 소작농으로 만들어 곡물을 수탈했다. 소작농이었던 아일랜드인들은 대기근을 맞닥뜨렸을 때 유일한 주식인 감자로 버텼다. 그러나 1845년 미국에서 시작된 '감자 역병'으로 아일랜드인 100만 명이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영국은 아일랜드의 도움 요청에도 제한적이고 미미한 규모로 대응했다. 이에 대해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2011년 아일랜드를 방문해 "과거 우리의 어려웠던 시기의 결과로 고통받은 모든 이들에게 나의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클 디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과 마이클 마틴 총리는 여왕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총리는 "여왕의 죽음은 한 시대의 종말"이라며 "2011년 여왕의 아일랜드 방문은 큰 성공이었다. 당시 친절한 행동과 따뜻한 말들 덕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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