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러 갔더니 로봇이 마중…추석에 현대차·기아 '무인매장' 가볼까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2.09.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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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에서 인턴 로봇 '달이(DAL-e)'가 기념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1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에서 인턴 로봇 '달이(DAL-e)'가 기념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저녁, 현대차·기아 매장에 가면 이젠 사람 대신 로봇이 나와 반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달이(DAL-e)' 얘기다. 달이 덕분에 자동차 전시장이 야간 데이트·가족 나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 기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영업직원이 퇴근한 야간 시간대에 로봇 달이가 고객을 응대한다.
지난달 20일 오후 9시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기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사진=이강준 기자지난달 20일 오후 9시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기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사진=이강준 기자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달이를 최초로 공개하고 서울 송파대로 전시장에서만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다. 1년 6개월간의 안정화 및 고도화 작업을 거쳐 지난 7월부터 기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운영을 시작했다. 다만 현재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 달이는 기아 연구소에서 업데이트 중이라 추석 이후에나 다시 응대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역할을 하는 달이는 AI, 음성인식, 자율주행 등의 기술을 활용해 만든 현대차그룹서비스 로봇이다. 머리 위에 위치한 스크린을 통해 고객과 의사 소통이 가능하며, 자율주행 기술 덕분에 실내에서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 등으로 공간을 파악해 스스로 길을 만들어 이동한다.
1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에서 인턴 로봇 '달이'가 그랜져 전시차로 기자를 안내하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1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에서 인턴 로봇 '달이'가 그랜져 전시차로 기자를 안내하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예를 들어 달이를 불러 '그랜저'가 보고싶다고 하면, 달이가 앞장서 그랜저 전시차로 고객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달이에게 요청하면 홍보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띄워주기도 하고, 차량 가격·특징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면서 판매직원과 예약을 잡아주기도 한다. 아이를 동반한 고객을 위해 사진 촬영·노래에 맞춰 춤추기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췄다.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은 평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토·일·공휴일엔 오후 6시30분부터 10시까지 사람이 없는 '야간 언택트(비대면) 전시장'으로 운영된다. 오는 10일 추석 당일엔 휴관한다. 기아 강서 플래그십 스토어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일반 대리점과 똑같이 운영되며,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야간 무인 매장으로 운영된다. 이달 10일, 11일엔 쉰다.
1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에서 '달이'가 대형 스크린을 활용해 '그랜저' 광고를 보여주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1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차 송파대로 전시장에서 '달이'가 대형 스크린을 활용해 '그랜저' 광고를 보여주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한편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COVID-19)로 활성화된 언택트 기조에 맞춰 두 지점에만 달이를 배치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차량에 대한 상담 업무나 상세한 시승 안내는 달이로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어 전 매장으로 달이를 확대도입하지는 않은 상태다. 영업직원 노조의 반발도 부담이다.



현대차그룹은 달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안내뿐만 아니라 향후 배송과 보안 등 영역에 활용될 로봇도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1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협업도 나선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개'로 유명한 로보틱스 전문 기업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는 로봇 AI 연구소를 만들어 차세대 로봇의 근간이 될 기반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이를 토대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인 로보틱스 역량을 강화해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더 낼 방침이다. 정 회장은 이미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일찌감치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항공교통(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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