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 25조 시장" 불량 잡는 머신비전, K-스타트업이 잡는다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10.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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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
제조업 '수율' 책임지는 머신비전 고도화
관련산업 고성장, 2025년 25조 시장 전망
일본 제치고 부품공급 '아이코어'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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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완성도를 검사하는 머신비전 시스템 개념도 /영상=코그넥스 유튜브 채널제품 완성도를 검사하는 머신비전 시스템 개념도 /영상=코그넥스 유튜브 채널
"○○공정의 수율(불량 없는 합격품 비율)이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 전자부품 뿐 아니라 단순 공산품까지 대부분의 제조기업을 다루는 기사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분석이다. 제품의 첨단화·정밀화·소형화로 제조 난이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불량률이 기업의 제품과 신뢰도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품별로 진행해야 할 검사는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 중 하나는 제품의 외관 검사다. 그런데 하루에도 수만개씩 만들어지는 첨단·정밀·소형 제품들의 잘 보이지도 않는 불량은 어떻게 찾아낼까. 주인공은 '머신비전 시스템'이다. 머신비전 시스템은 광학기기와 센서 등 하드웨어와 이미지를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불량 잡는 머신비전, 韓 기술력 세계 4위
주로 제조공정의 마지막 단계에 설치되는 머신비전 시스템은 먼저 산업용 카메라나 디지털 센서 등 특수광학장치로 제품을 촬영해 이미지 데이터를 획득한다. 이어 AI 소프트웨어는 획득한 이미지를 사용자가 미리 설정한 양품 이미지와 비교해 불량 여부를 구분한다. 광학장치가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게 다양한 각도에서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는지, AI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불량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는 머신비전 시스템의 성능으로 이어진다.

현재 머신비전 시스템의 기술력은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 우리나라도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은 머신비전 시스템의 기술력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격차가 1.7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가별 보유기술 수준은 미국을 기준으로 유럽(86.8%), 일본(85.0%), 한국(74.7%), 중국(64.0%) 순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기업으로는 미국의 코그넥스, 일본의 키옌스, 독일의 바슬러 등이 꼽힌다. 국내 라온피플 (7,170원 ▼160 -2.18%), 인텍플러스 (37,300원 ▲1,200 +3.32%), 엘퓨전옵틱스, 디딤센서, 넥스버 등 중견·중소기업들도 주요 플레이어다. 특수 카메라나 센서 등 광학부품 제조, 이들을 조합한 장비 제조, 이를 처리하는 AI 소프트웨어 개발 등 분야로 나뉘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이들 모두를 통합해 솔루션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2년 후 25조 시장" 불량 잡는 머신비전, K-스타트업이 잡는다


아이코어 등 스타트업들도 도전장
최근에는 머신비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수아랩이 2019년 코그넥스에 인수되면서 관련업계에 스타트업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수아랩 인수가격은 2300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부품이나 장비 등 하드웨어 분야를 공략하는 스타트업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코어가 대표적이다. 2019년 설립된 머신비전 장비의 조명·초점 제어 부품 제조 스타트업 아이코어는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의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검사장비에 키옌스 등 일본기업을 제치고 부품을 납품하기로 하면서 주목받았다. 올 연말에는 머신비전 기술성지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개최되는 머신비전 박람회 등에 참여해 기술을 전시하고 고객사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그밖에 머신비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도 많다. 세이지리서치, 뉴로클 등이 대표적이다. 박종우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창업한 세이지리서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가상의 결함 이미지를 생성하고 학습하지 못한 불량까지 잡아내는데 특화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뉴로클은 AI 전문지식 없이도 제조현장에서 머신비전 솔루션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정원은 "머신비전 기술독점 집중률(CRn)분석 결과, 상위 기업의 독과점 정도가 낮아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용이성이 매우 높다"며 "국내 중소기업의 점유율도 높은 편으로 시장 진입장벽도 높지 않다"고 전했다. 스타트업이 해당 분야에 새롭게 창업하고 성장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연 7%씩 성장..VC들도 눈독
"2년 후 25조 시장" 불량 잡는 머신비전, K-스타트업이 잡는다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리서치뷰에 따르면 글로벌 머신비전 시장은 2019년 122억달러(16조8000억원)에서 2020년 130억달러(17조9000억원)로 6.5% 증가했다. 2021년부터는 성장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다양한 제조업체들의 공정 자동화가 시작되면서다. 그랜드리서치뷰는 2021년부터 성장률이 연평균 7.0%를 기록하며 2025년에는 시장규모가 182억달러(25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의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대한민국 머신비전 시장규모가 2019년 1조680억원에서 2025년 1조976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보다 빠른 연평균 10.8% 성장률이다.

벤처캐피탈(VC)들도 관련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브는 지난해 6월까지 산은캐피탈, L&S벤처캐피탈 등 VC와 센트랄, 삼기, 태양금속 등 소재·부품 중견 제조기업에서 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세이지리서치 역시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누적 47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아이코어도 포스텍홀딩스,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머신비전은 스마트팩토리 확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수아랩의 사례로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물론 투자 잠재력이 입증된 만큼 향후 창업과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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