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뒷목잡게 만든 약세장…배후엔 외국인 '공매도 폭탄'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9.0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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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뒷목잡게 만든 약세장…배후엔 외국인 '공매도 폭탄'


올여름 국내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인 주가 상승세)가 종료된 가운데 공매도가 다시 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526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공매도 거래대금은 증가세다. 코스피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 연속 30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전날(5126억원)부터 반등해 5000억원대를 이틀째 유지 중이다.

지난 1일에는 6784억원을 찍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며 급락장을 보였던 지난 6월 17일(7723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상환해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그로 인해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하는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지수를 끌어내린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실제 지난 6월 2200선에서 지난달 중순 2500선까지 상승한 코스피 지수는 최근 다시 내림세를 보이며 2300선으로 주저앉았다. 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2300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시장 하락과 함께 공매도가 다시 늘어났다"며 "지난 주말 코스피200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은 7.8%까지 늘었는데 올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공매도' 제일 많았다…"오히려 증시 반등 재료 될 수도"
같은 날 기준 투자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제일 많았다. 외국인은 이날 3703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그다음 기관투자자가 1445억원, 개인은 116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6000억원대로 급등했던 지난 1일에도 외인(3453억원), 기관(3234억원), 개인(9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날에는 평소 1000억원대 이하 수준을 유지하던 기관 공매도가 3000억원대까지 크게 늘었다.

지난 7일 기준 코스피 시장 공매도 상위 종목 1위에는 메리츠금융지주 (77,500원 ▼1,300 -1.65%)가 자리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공매도 비중이 53.37%에 달하며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달 들어 6거래일 연속 하락마감하며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그 뒤를 넷마블 (56,900원 ▲1,400 +2.52%)(46.44%, 이하 공매도 비중), 에스원 (62,800원 ▼400 -0.63%)(38.62%), 대웅 (18,130원 ▼20 -0.11%)(32.21%), 휠라홀딩스 (40,950원 ▲400 +0.99%)(30.83%) 등이 이으며 2~5위를 순서대로 차지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늘어난 공매도 추세가 향후 시장 반등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늘어난 공매도는 시장 하락과 금리 인상 지속 등 우려 요인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매도가 추가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상존하지만 과거 경험상 과도한 하락 심리(공매도) 증가는 1~3달 뒤 시장 반등으로 이어진 경우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증가는 당장 증시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면서도 "이후에는 오히려 반등 재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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