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 이젠 식상해"…美증시, 더 나올 악재 없다?[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9.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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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매파 연준, 이젠 식상해"…美증시, 더 나올 악재 없다?[오미주]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입장이 연이어 전달됐음에도 미국 증시는 7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다우존스지수는 1.4%, S&P500지수는 1.8%, 나스닥지수는 2.1% 상승했다. 다우존스 마켓 테이터에 따르면 3대 지수 모두 지난 8월10일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나스닥지수는 특히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16년 이후 최장기 약세를 이어가다 8거래일만에 급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개장 전만 해도 미국 지수 선물은 하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오는 20~2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하면서 투자 심리가 약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규거래가 시작되자 증시는 강세로 돌아섰고 4번에 걸쳐 상승폭을 늘렸다.



오전 9시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인터뷰 기사와 오전 10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 오후 12시30분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연설, 오후 2시 베이지북 공개 때마다 증시 분위기는 호전됐다.

바킨 총재는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경제 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시장이 확신할 때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는 이날 MNI 와이어 서비스를 통해 "올해 전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로 추정되는 2%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긴축 기조에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고용시장도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폭에 대해선 "어떤 FOMC에서든 금리 인상폭과 기준금리 최고 수준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달려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은행정책연구소 등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는데 얼마가 걸리든 이 기조(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도한 긴축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서도 유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지난 8월말까지 소폭 성장했으나 내년 경제는 금리 인상과 노동력 및 일부 공급 부족 등으로 "전반적으로 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4번의 일정이 소화될 때마다 증시는 조금씩 수준을 높여갔고 거의 장중 최고치 부근에서 마감했다. 이유는 4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연준의 긴축 강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지난 8월26일 잭슨홀 연설에서 더 나아간 것은 없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 수준으로 하향 안정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경제를 희생시켜서라도 금리를 올리겠다는 메시지의 반복이었다.

둘째, 바킨 총재와 메스터 총재, 브레이너드 부의장 모두 경제 활동의 제약과 성장세 둔화를 언급했고 베이지북에서 경기 약화 전망이 부각됐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세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도 내려가고 결국엔 연준의 금리 인상도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셋째, 9월 FOMC에서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될 것이란 WSJ의 보도가 처음에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이조차 시장에 반영되면서 더 이상 연준과 관련한 악재는 없을 것이란 인식이 퍼졌다.

현재로선 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 올릴 리는 없으니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과 관련해 증시가 더 이상 충격을 받아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전날(6일) 기준으로 9월 FOMC에서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73%로 반영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4가지 일정과 별도로 국제 유가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에 지난 1월 수준으로 급락한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는 믿음과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밑돌며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판단, 연준의 긴축 기조에서 더 이상 충격 받을 일은 거의 없다는 인식이 미국 국채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증시를 부양한 것으로 보인다.

"매파 연준, 이젠 식상해"…美증시, 더 나올 악재 없다?[오미주]
이날 미국의 2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3.52%에서 3.45%로 하락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2년 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의 벤치마크가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3.34%에서 이날 3.26%로 하락했다.

이날 S&P500지수는 3979.87로 마감하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3900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8일엔 오전 9시10분에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 처음 나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다. 잭슨홀 심포지엄 때 밝혔던 입장과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파월 의장의 연설에 상승 반응할지 주목된다.

S&P500지수가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공개되는 오는 13일까지 3900선을 지키고 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 투자 심리는 다시 낙관적으로 돌아서 증시 기조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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