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책 옳지 않다" 튀르키예, EU의 러시아 가스상한제 '반대'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2.09.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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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사진=블룸버그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사진=블룸버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러시아 가스에도 가격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서방의 도발적 정책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세르비아 수도 벨그레이드(베오그라드)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도발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하는 한 서방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유럽이 자초한 일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유럽의 실수는 러시아를 과소평가한 것"이라며 "모두가 러시아를 공격할 때 러시아는 모든 수단과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 발틱 3개국 순방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대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관계에 대해서는 "튀르키예는 언제나 양국 사이의 균형 정책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그런 균형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면서도 서방과 반서방 진영의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지난 3월에는 평화회담을, 7월에는 흑해를 통한 곡물수출 협상을 중재했다.

지난 달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크름반도) 수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위해 개최한 '제2회 크림 플랫폼'에서는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반환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조치에는 동참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5일에는 러시아와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기로 하는 등 오히려 경제협력을 강화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15~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맞춰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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