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에이프릴바이오 공모주 성공적…샤페론·알피바이오 어떨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9.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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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에이프릴바이오 공모주 성공적…샤페론·알피바이오 어떨까


올해 하반기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 루닛 (54,100원 ▲300 +0.56%)에이프릴바이오 (14,930원 ▼460 -2.99%)는 모두 공모주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겼다. 두 회사의 부진한 공모 성적을 고려하면 상장 뒤 주가 흐름은 비교적 선방했단 평가를 받는다.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은데도 새내기 두 기업이 공모가 이상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로 밸류에이션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바이오에 대한 평가가 워낙 박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공모가를 책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 둘다 IPO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수차례 밸류에이션을 하향조정했다.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 공모주가 재미를 보면서 공모를 앞두고 있는 바이오 기업의 수혜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특히 이달엔 알피바이오, 샤페론 등 4개 기업이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모처럼 공모시장에서 바이오가 힘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 모두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이다. 이날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한 조정을 받은 가운데 두 기업 모두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아직 공모가를 상회한다.



특히 상장 이후 최고가 기준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각각 63.2%, 58.1%에 달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 뒤 한 차례도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루닛 역시 한 차례 공모가보다 300원 낮은 2만9700원까지 하락했을 뿐 대부분의 거래 기간 동안 수익 구간을 유지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의 부진한 공모 성적과 대비된다. 둘 다 공모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루닛 7.1대 1, 에이프릴바이오 14.43대 1에 그쳤다.

지난 6월 상장한 보로노이 (31,150원 ▼300 -0.95%) 역시 공모 흥행에 실패했지만 상장 이후 상당 기간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현재주가는 공모가에 살짝 못미치는 수준이다.


공모 흥행에 실패한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 보로노이가 상장 뒤 비교적 견조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면서 공모를 앞둔 바이오 기업의 투자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달 공모를 앞둔 바이오 기업은 대체로 중소형 IPO(기업공개) 딜(거래)로 공모 규모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비상장일 때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임상 3상 계획(IND)을 승인 받은 신약 개발 회사 샤페론과 비교적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을 자랑하는 알피바이오 등이 공모시장의 투자수요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샤페론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염증을 억제하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또 차세대 항체치료 기술로 주목받는 나노바디 연구 경쟁력까지 갖춰 업계에서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희망공모가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2416억원이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용 연질캡슐을 생산하는 알피바이오는 꾸준하게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특히 희망공모가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1072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연환산)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8.5배 수준이다. 비교적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이란 평가다.

이 외에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선바이오, 미국 FDA(식품의약국) 인증을 받은 의료기기 플라즈맵도 이달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 헬스케어 IPO 시장 냉각은 좋은 기업을 낮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살 수 있는 기회"라며 "신규 상장 바이오 기술 기업은 높아진 상장 허들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업체들이며 상장 전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R&D(연구개발) 투자가 진행된 업체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시장 상황은 좋은 신약 개발 기업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에서 바이오 부진이 지속되고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오히려 공모 절차에 돌입하는 기업은 사전에 보다 엄격한 평가를 거쳐 올라온 측면이 있다"며 "특히 공모가가 매력이 없는 경우 수요예측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달 줄줄이 예정된 바이오 공모 성적표가 어떨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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