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미상 탄 '오겜' 미술감독, 에버랜드에 만든 오싹한 '좀비도시'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2.09.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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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버랜드TV 사진=에버랜드TV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공간 연출을 맡아 올해 미국 '에미상'에서 '프로덕션디자인상'을 받은 채경선 미술감독이 최근 에버랜드의 할로윈 축제 공포체험장 연출을 맡았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4관왕 올라 게스트상, 프로덕션디자인상, 스턴트퍼포먼스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특히 오징어 게임 속 장소는 강렬한 색감과 입체적인 공간 연출로 압도적 몰입감을 줬다고 평가받았다. 많은 이들에게 드라마 속 게임이 진행된 장소에 직접 가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환상적인 분위기가 잘 연출돼 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오징어 게임 속 무대는 인상적인 장소였다.



채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맡기 전부터도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상의원'으로 대종상 미술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던 미술 전문가다.

채 감독이 맡은 에버랜드 속 공간은 공포체험 성지로 불리는 '블러드시티'다. 에버랜드에서 매년 여는 할로윈 축제에서 블러드시티는 좀비들이 출몰하는 메인 무대다. 이번에 채 감독이 연출한 블러드시티는 탈선한 기차, 철로, 터널, 네온사인 등을 사용해 오싹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만들었다. 감독의 주특기를 살려 공포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좀비도시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몰입감을 준다는 평을 받는다.



좀비들로 가득한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199번 급행열차(티익스프레스)를 타야 한다는 테마스토리를 바탕으로 에버랜드의 알파인 지역 일대가 거대한 기차역으로 변신하게 된다. 오징어 게임처럼 현실감 있는 연출을 위해 실제 열차의 객차 2량을 공수해 오기도 했다. 좀비들에게 파괴된 2량의 열차는 좀비로 가득한 블러드시티의 완성도를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채 감독은 블러드시티 공간연출 참여에 대해 "오징어 게임의 작품 속에서 미술적 요소들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곳에서 공간 연출 섭외가 들어왔는데, 그 중 많은 분들이 찾는 에버랜드에서 코로나로 힘든 시간들을 극복하고 희망적이고 위안을 주는 메시지를 넣고 싶었다"면서 "가상 세계지만 좀비로부터 탈출하는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맛보는 경험을 공간 속에서 연출했다"고 말했다.

채 감독이 영화나 드라마 외에 다른 공간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 것은 에버랜드가 처음이다. 에미상을 받은 미술감독이 연출한 에버랜드의 공포 체험 성지 블러드시티 시즌6는 오늘(8일)부터 매일 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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